‘안녕하세요’에 29년 간 이어진 남편의 무관심에 한이 쌓인 아내가 등장했다.
23일 오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등장부터 침울한 표정의 아내가 출연, “남편이 항상 무뚝뚝하고 무관심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남편이 내 생일, 결혼기념일이 언제인지 모른다. 자녀들이 알려줘도 무심하다”며 “교통사고로 일주일동안 병원에 입원했는데 한 번도 병원에 오지를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에게 무관심한 남편은 남들에게는 관대하다는 게 아내의 설명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나와 아이들에게도 냉정하고 화를 낸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내가 아플 때는 약값 3천 원도 없다는 남편이 시누이의 전화 한 번에 돈 백 만원을 부쳐주더라”며 “운전 중 상대방 아저씨와 말싸움이 났을 때는 ‘네가 잘못 했다. 먼저 얼른 사과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평생 내 편 아닌 남의 편만 들고 산 남편에게 쌓인 응어리를 풀어달라고 했다. 이후 등장한 남편은 “마누라한테 무관심한 건 사실이다”라고 인정하면서도 “마누라가 부정적으로 말을 많이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밥을 내가 차려 먹는다. 상 차려달라고 하면 손이 없냐, 발이 없냐고 한다”고 서운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러자 아내는 “그건 내가 아파서 병원에 있었을 때 무관심했고, 서운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남편은 “일이 바빠서 못 갔다. 병원에서 알아서 해주지 않냐. 직업이 우체부라 일을 하던 중에 갈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남편은 특히 “마누라가 좋아서가 아니고, 중매로 만났는데 아내가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해서 결혼한 것”이라고 설명,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방송 말미 남편은 아내에게 “내가 지금까지 표현을 못해 미안하고 앞으로는 대화로 좀 풀어가자”고 해 박수를 받았다. 이후 아내는 한참을 고민하다 남편을 향해 ”여보. 지금 여기서 말한 걸 실천하는 남편이 됐으면 한다. 나도 내가 잘못 한 거 인정하고 앞으로 더 잘 하겠다”고 털어놨다. 또 서로를 꼭 끌어안으며 앞으로 행복한 나날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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