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뜻하지 않게 많은 걸 받는 것”
“봉사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며 뜻하지 않게 많은 것을 받는 거로 생각한다. 이런 작은 실천이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는 생명존중의 지름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제6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신완식(68ㆍ사진)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요셉의원 원장은 23일 “더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고, 더 낮은 봉사자가 되라는 뜻으로 알고 생명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만들어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1977년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 교수로 재직하며 대한감염학회 회장(2002년), 대한면역저하환자감염학회 회장(2006년)을 지내는 등 감염내과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던 신 원장은 정년을 6년 남겨둔 2009년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같은 해 3월 27일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골목에 위치한 요셉의원 원장으로 취임한 그는 무보수로 노숙자ㆍ알코올중독자ㆍ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쪽방촌의 슈바이처’라고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 원장은 특히 취임 이후 진료시스템 전산화, 의료장비 현대화 등에 힘썼다. 이를 통해 요셉의원의 행정ㆍ의료체계는 일반병원과 견줄 수 있는 정도까지 개선됐고, 매일 100여명의 환자가 찾아오는 요셉의원은 90여명의 의료봉사자와 600여명의 일반 봉사자들과 함께 ‘가난한 환자를 돕는다’는 설립 취지를 더욱 잘 살릴 수 있었다. 개원한 지 28년 된 요셉의원을 거쳐 간 환자는 60만명에 달한다.
2013년에는 필리핀 마닐라시 다마얀에 ‘필리핀 요셉의원’을 세워 운영하는데도 신 원장이 큰 역할을 했다. 이 병원은 개원 3년간 환자 3만4,950명을 치료했다. 또 어린이 12만 4,950명에게 무료급식을 지원하고, 학생 5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신 원장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몽골ㆍ네팔 등 해외 지역을 찾아 무료 진료 활동도 20여회 펼쳤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신 원장은 안정된 생활을 뒤로하고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헌신해 왔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의 창업자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제정된 상이다. 헌신적인 의료봉사활동을 통해 의료복지 증진에 기여하면서 사회적인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상식은 오는 8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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