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나는 경찰차를 처음 타봤다. 그가 달라지길 바라고 기다렸던 시간은 사실 무서운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또 찾아오면 어쩌지? 보복하면 어쩌지?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거듭된 손찌검, 집요한 스토킹, 마지못해 한 용서, 그리고 또다시 이어진 폭행… 한 여자의 이십대를 통째로 집어삼킨 끔찍한 기억이 10컷에 담겼다. ‘누가 여기 내 모습을 그려놨어?’, ‘이거 제 이야긴가요’란 댓글이 줄을 잇는다. 한 때 사랑했던 이에게 끊임없이 맞고, 쫓기는 만화 속 주인공은 상상의 인물이 아니다. 구독자 37만 명을 돌파한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 이아리(가명)씨의 작품 <다 이아리 : 누구나 다 이아리가 될 수 있다>는 바로 데이트 폭력 피해자인 작가 자신의 상처에서 발화된 이야기다.
‘몇 명이 죽었고, 얼마나 다쳤는지’에 가려진 피해자의 삶이 전면에 등장했다.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 억지로 구겨 넣어둔 그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 풀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야 알았죠. 상처와 외롭게 싸웠던 건, 나뿐이 아니었구나”(이아리 작가) 그래서 그의 SNS 메신저함엔 ‘함께 이겨내자’는 응원과 ‘제발 도와달라’는 절규가 공존한다. “저 또한 그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는데...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런 저에게까지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낼까요.” 덩치나 목소리가 큰 남자가 아직도 무섭다는 그에게 악몽은 현재 진행형. “데이트 폭력의 후유증은 ‘내가 애인의 손에 맞아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공포에서 그치는 게 아니에요. 폭력 이후의 삶, 정신적 죽음 상태에 이르러 모든 일상이 통째로 망가지는 것에 대해선 아무도 생각지 못하죠.” (김도연 소장)
그래서 수만 명의 피해자들을 대신해 모습을 드러낸 ‘이아리’씨의 이야기를 심리상담가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에게 전했다. 용기 내 도움을 청해야 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가 보여준 행동들은 사랑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수년간 이어진 폭력의 굴레 속에서 무수히 던졌던 질문들에 김도연 소장이 답했다. “누구나 다 만화 속 ‘이아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만화에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상처들을 꺼내 보인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또다른 ‘이아리’를 막기 위해서.
“너 그렇게 입지마, 걔 만나지마” 행동통제는 복선
사귈 당시 그는 내 메신저 대화 기록을 보고 싶어했다. 그러기 위해선 비밀번호 4자리를 알아야 했고, 그는 0000부터 시작해 수 천 번의 시도 끝에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야, 너 그 선배랑 대화했더라?’
폭력은 느닷없이 찾아오지 않는다. 징후들은 너무 사랑해서 가능한 집착으로 포장됐다. “‘그렇게 입지마’ 시작은 옷차림에 대한 지적이었죠. 맞아요, 그게 발단이었어요. 그게 어느 순간 ‘걔 만나지마’가 됐고, ‘연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스킨십과 성관계를 강요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죠. 첫 연애였어요. 연인이라서 허용 가능한 선이 어디까지인지 몰랐던 거죠.”(이아리) ‘행동 통제’는 가장 명백한 데이트폭력의 복선이다. 일상적인 감시가 불편하지 않을 리 없다. 그래도 참는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더 불편하니까. 용인하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시작된다. ‘내 마음대로 휘둘러도 되는 사람’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김도연 소장은 말한다. 끊어낼 수 있는 적기는 바로 이 ‘행동 통제가 시작됐을 때’라고. “행동통제를 용인하면 가해자의 심리적 허용도가 높아져요. 뭘 해도 된다는 암묵적 메시지가 각인되니까. 그러니 점점 더 강도 높은 강요가 이어져도 거절이 힘들어지죠. 아무것도 못하는 채로 그 관계 안에 갇히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이토록 통제욕구가 강한 사람에게 ‘거절’의 의사표현은 곧 분노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는 노릇. 대부분이 눈앞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처 입는 자신을 방치한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확 돌아버리는 그 눈빛을 아니까요.”(이아리) ‘어딜 맞아서 다친 것도 아닌데, 내가 과한 게 아닐까’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한다. “이렇게 그냥 두면, 나중엔 어떻게 될까요? ‘너 그 때 가만히 있었잖아. 내심 원했던 거 아니었어?’라는 대답이 돌아오죠.”(김도연 소장) 그래서 불편함을 인지했다면, 때를 놓치지 않고 표현해야 한다. 더 강한 집착으로 반응한다면, 그건 관계를 지속해선 안 된다는 신호다.
물론 대부분의 새내기 연인들이 ‘건강한 관계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만나 시행착오를 겪는 탓도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정말 몰라서 행동 통제를 하는 경우도 많아요. 드라마든 영화든, 여자 친구의 치마를 단속하는 남자의 모습이 ‘근사한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몰라서 저지르는 실수와 병적으로 반복되는 집착은 엄연한 차이가 있는 법. 당장 불편하다고 덮어둘 것이 아니라 ‘상황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집착은 사랑이 아니다. 폭력성은 결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는 외면하는 사실. 실제로 상당수는 일상의 ‘정서 폭력’을 사랑의 실체로 오해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집착이 서서히 심해지던 바로 그 때, 그만뒀을 것 같아요. 나를 도와 줄 수 있는, 힘이 돼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았는데…”(이아리) 뭔가가 잘못됐다고 자각했을 땐, 이미 몸도 마음도 많이 다친 후였다.
‘헤어져’라는 무심한 말이 2차 가해다
그는 더 무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이 그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분명 내가 피해자인데 조서 쓴 기록이 남을 거라며 윽박지르고 우는 건 그 사람이었다.
대뜸 공중 화장실에 쫓아 들어와 두 손목을 움켜 잡았다. “사귀는 사이에서 이런 행동은 당연한 거야, 거부하는 게 이상한 거지” 돌아서자 뒷덜미를 붙잡아 끌었다. 뺨에 커다란 손바닥이 내리 꽂혔다. ‘안 만나주면 죽어버릴 거야’ 협박은 일상이 됐다. “그 사람은 내가 사는 곳도, 학교도, 가족들도, 지인과 친구들까지 다 알고 있는데. 소중한 사람들까지 다치게 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항상 누군가와 붙어 다녔죠. 함께 살던 친동생에게도 절대 혼자 다니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매일 밤 그가 찾아와 나를 찔러 죽이는 꿈을 꾸고...”(이아리)
보복에 대한 두려움만이 대처를 늦추는 원인은 아니다. 연인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정신적 공황상태’를 불러 일으킨다. 한 때 사랑했던 기억이 만든 기대가 꺾이며, 상대방의 폭력에 완전히 압도되는 것. “정지 상태라고 하죠. 온 몸이 얼어붙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는 거예요.”(김도연 소장) 이미 피해자 스스로 그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두 다리에 쥐가 난 채로 물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헤엄쳐 나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어느 누가 이 사람에게 ‘스스로 헤엄치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무력화 현상’에 대해 모른다는 데서 오죠.” 2차 가해가 벌어지는 이유다.
‘진작 헤어졌어야지. 여지를 주지마.’ 공격하는 가해자와 상처 입은 피해자가 있으면, 피해자에게 왜 말을 안 들었냐고, 왜 도망치지 못했냐고 묻는다. 이게 옳은 건가?
‘여지를 남겨서 자초한 피해다’, ‘끼리끼리 만난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이 대표적인 2차 가해다. 이씨에게도 비슷한 비난이 쏟아졌다. “만화 댓글 중에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게 있어요. ‘남자가 저러는 건 당연하지 않나? 여자가 저렇게 여지를 주는데.’ 처벌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복의 위험까지 고려해 행동해야 하는 피해자 입장을 전혀 생각지 않는거죠.” 주변에 털어 놓기보다 아무렇지 않은 척 피해를 숨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상담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그러세요. 지인의 반응 중 가장 암담한 건 ‘헤어져’라는 말이라고.” 헤어지란 말은 결코 답이 되지 못한다. 데이트 폭력은 ‘깔끔하게 헤어질 수 없기에 발생하는 것’이니까. 어깨 너머로 보기엔 ‘당연히 가능할 법한 대처’도 피해자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가장 바람직한 주변의 반응은 뭘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상처를 껴안아주는 거예요. 네 잘못이 아니라고. 그동안 얼마나 불안했느냐고.”(김도연 소장) 피해자는 반복되는 무심한 꾸중이 아니라 믿음이 필요하다. ‘네 탓일 리 없다’는, 그리고 ‘다시 일어나 맞설 수 있다’는 믿음. “늘 독자들에게 던진 메시지가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는 거였어요. 그런데도 아직 부모님껜 제 피해경험이 담긴 만화를 그리고 있다고 말씀 드리지 못했죠. 혹시라도 부끄러워하시거나 실망하진 않으실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요.”(이아리) 걱정을 가장한 힐난은 피해자를 폭력의 기억 속에 고립시킨다. 그렇게 숨긴 상처는 곪는다. “이미 정신적 상처가 너무 깊어진 상태에서 저희를 찾는 분들이 많은 이유죠. 정말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오세요.”(김도연 소장)
트라우마 극복하는데 최소 10년
내가 이렇게 맘 졸이는 동안 그는 아무렇지 않게 지냈겠지. 나는 이 끔찍한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흉터도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위를 다른 기억들이 덮을 뿐.
어느 순간부터 전 남자친구는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는데, 또다른 시작이었다. 지하철을 탈 수 없었다. 고작 세 정거장 거리의 옆 동네에서 돌아오지 못해 누군가가 데리러 나왔다. 무기력증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 괜찮아지겠지, 라고 생각했어요. 키도 체구도 저랑 엇비슷한 사람만 만나면서 무슨 생각을 했냐면 ‘아, 이 사람한텐 혹시나 얻어맞더라도 그 사람이 때렸던 것만큼 아프지는 않겠다’ 였어요.”(이아리) 때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어울리는가 싶었다. 잠시였다. 덩치 큰 남자가 조금만 가까이 다가서도 가슴이 빨리 뛰었다. “남자 동료가 장난을 친 적이 있어요. ‘어우, 이걸?’이라며 손을 살짝 들어올리는 시늉을 했는데, 완전히 까무러쳐버렸던 거죠. 웃으면서 친 장난이었는데도.”
“정서적인 상처도 데이트 폭력의 피해인가? 에이, 뭐 그 정도 가지고. 피해자 스스로도 그렇게들 생각하죠. 사실은 신체적 폭력보다 이게 더 무서운 건데. 베이고 찢기고 피가 흘러야만 폭력인 건 아니에요.”(김도연 소장)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20~30대 여성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데이트폭력 유형은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유형의 폭력’이다. 모욕과 비난, 욕설과 고성, 감시와 구속은 몸이 아닌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트라우마는 무서운 거예요. 한 사람 때문에 생긴 공포가 사람 전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점화되는 현상이니까. 같은 일을 또 겪게 될 거라는 망상이 계속 되는 건데, 아리씨의 경우가 바로 여기 해당된다고 볼 수 있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기본이 10년이다. “피해자들은 병적인 과민반응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고립돼요. 피해경험이 인간관계의 전부가 되면서 무력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거죠.” 모르는 사람들은 묻는다. 어째서 아직도 그 기억에 사로잡혀있느냐고, 네가 나약하기 때문이 아니냐고. 상처의 깊이를 모르고 내뱉는 말들이다.
결국 치료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두려웠죠.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도 몰랐고요. 수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병원 문을 두드렸어요. 의사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 많이 울어요. 당시를 떠올리는 과정이 힘들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이아리) 그래도 털어놓고 나면 후련하단다. 제대로 수습되지 못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정성스레 갈무리하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는 거다. “상담이란 자기 회복이에요. 이전의 나로 되돌아가기 위한 것. 그러니 대단할 것도 없죠. 특별하게 이상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니.”(김도연 소장) 아무리 강조해도, 아직은 거부감이 더 강한 탓일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너무 늦게 상담소를 찾는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자각도 사실은 힘들어요. 폭력 피해를 당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곳에 오신 분들은 주변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다는 거죠.” 한 번의 악연이 삶 전체를 집어 삼키지 못하게 하기 위해 거창한 뭔가가 필요하진 않다. 당연한 듯 건네는 한마디, ‘다친 너에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면 된다. 상처받은 이들이 당당히 치료받는 세상에선 단 한번의 악연이 남은 삶을 망칠 수 없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는 언제나 당신 편입니다”
“이게 사랑인지 폭력인지, 폭력이 맞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상처받은 나는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다들 몰라서 잘못된 길을 가요.” 이씨의 SNS로 쏟아진 피해자들의 고민을 김 소장에게 묻자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감옥에서 나온 남자친구가 더 큰 보복을 해 올 것 같다고요? 당장 합의를 해준다면 상황이 달라질까요? 찾아올 사람은 어떻게든 찾아와요.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 그 사람은 당신이 아닌 누군가도 다치게 하겠죠.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친구를 아직도 너무 사랑한다고요? 사랑일 수 있죠. 다만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는 것. 더 나은 사람을 만날 가치가 있다는 사실만 잊지 말아요. 사랑한다면 해칠 수 없다는 사실도요.” 하나의 당부도 덧붙인다. 메신저 캡처든 구타당한 흔적이든 당장 힘들어서 보기 싫다는 이유로 폭력의 증거를 지워버리지 말라고.
“데이트 폭력,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선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았죠. 그래서 이런 만화가 나왔다는 사실이 상징적인 거예요.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왜 나만 이런 불행을 겪을까’ 자신에게 원망의 화살을 꽂던 사람들에게 알려준 거죠. ‘너만 그런 게 아니야’” (김도연 소장) 홀로 하는 싸움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우쳐야 ‘서로 등을 맞대고 같이 일어설 힘’이 생긴다. 이씨가 작품 초창기 연재 제의를 고사하고 모두에게 열린 SNS 공간에 연재를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이아리)”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던 폭력 이후의 삶을 드러내 보이는 것,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어디까지 망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피해 후유증과 싸우고 있는 이아리 작가에게 독자들, 그 중에서도 같은 경험을 공유한 피해자들에게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지 물었다. “그만둬도 돼요.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고생 많았죠? 저는 언제나 당신 편입니다.” 날 선 불안으로 지새웠던 수 많은 밤들, 그의 마지막 한 마디는 그 시간을 혼자 걸어온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글ㆍ사진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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