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관세에 160억달러 관세 맞불
“소비재 시장서 미국기업 약화”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맞선 캐나다의 보복관세로, 캐나다 시장에서 한국산 소비재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전쟁이 심화될수록 우리나라 기업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5일 코트라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1일 미국의 수입철강 관세 부과에 따른 맞대응 조치로 160억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부과 품목은 대미(對美) 주요 수입품인 철강과 알루미늄, 소비재 등으로 각각 25%, 10%,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소비재 시장은 그간 미국산 제품이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미국 기업들의 독점 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캐나다 시장에서 미국산 휴지 및 티슈, 소스, 비누의 점유율은 각각 94.5%, 84.7%, 81.6%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에도 불구, 대다수의 한국산 소비재 제품은 미국산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한국산 소스와 소스용 조제품, 혼합조미료, 겨자 가루 등의 향신료 품목은 지난해 495만2,000달러를 수출, 5년 전인 2013년(404만2,000달러) 대비 23% 증가했고, 한국산 가방(지난해 2,081만3,000달러 수출)도 2013년(1,575만1,000달러) 대비 32% 늘어났지만 여전히 캐나다 상품엔 열세다. 코트라 관계자는 “향신료와 가방에서조차 미국산 제품 점유율이 각각 81%, 60%에 달한다”며 “미국 기업이 캐나다 시장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캐나다의 이번 대미 보복관세 부과로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 우리 기업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구나 캐나다 소비재 시장은 최근 유가 반등과 최저임금 상승 등에 힘입어 내수가 늘면서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캐나다의 완구, 애완동물 용품 등 판매액은 지난해 174억달러에서 2021년 198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들은 미국 기업이 밀려난 틈을 기회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