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미(38)씨는 2세 때 고열로 청신경 손상을 입어 2급 중증 청각장애를 안게 됐다. 보청기로 소리를 아주 작게 들을 수 있고, 입 모양을 읽는 구화로 대화할 수 있다. 권씨는 스타벅스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바리스타를 선발할 때 공채 1기로 입사해 커피마스터,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한 뒤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승격시험에 합격하며 이 회사 첫 장애인 부점장이 됐다. 올 초엔 2년 만에 점장으로 승진해 현재 서울 송파아이파크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권씨는 서비스 업계에서 편견을 깨고 매장 관리자로 성장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 4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8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장애인 근로자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사람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권씨 같은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장애인개발원과 손잡고 매년 100명 이상의 장애인 바리스타를 양성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이를 위해 전날 서울 중구 스타벅스 지원센터에서 한국장애인개발원과 장애인 현장 직업훈련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스타벅스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퍼스트잡 현장훈련사업’에 참여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매장에서 3~6개월간 바리스타 교육과 훈련,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퍼스트잡 현장훈련사업 참여 장애인을 모집하고, 스타벅스 매장에 지원자를 1대 1로 배치해 바리스타 업무 교육과 함께 장애인의 출퇴근 훈련 등을 지원한다.
2007년부터 장애인 채용을 시작한 스타벅스는 201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증진 협약을 체결하고 장애인 바리스타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에 앞장서며 분기별로 장애인 채용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6월 말 현재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장애인은 총 284명이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는 “장애인 고용 증진과 편견 없는 근무 환경 조성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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