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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경로 뒤늦게 변경… 기상청 “오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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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경로 뒤늦게 변경… 기상청 “오보 아닙니다”

입력
2018.07.04 17:00
수정
2018.07.04 22:35
11면
0 0

미,일 기상청과 다른 경보

“자국 재난 대비에 초점

위험요인 가중치 달리한 탓”

7월 4일 낮 12시 현재까지 관측된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이동 경로 및 행후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7월 4일 낮 12시 현재까지 관측된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의 이동 경로 및 행후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지난 1일 오후 3시 한국 기상청(KMA), 미국 합동태풍경고센터(JTWC), 일본 기상청(JMA), 중국 기상청(CMA)이 밝힌 쁘라삐룬의 예상 경로. 일본 기상청이 가장 먼저 쁘라삐룬이 한국에 상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제공
지난 1일 오후 3시 한국 기상청(KMA), 미국 합동태풍경고센터(JTWC), 일본 기상청(JMA), 중국 기상청(CMA)이 밝힌 쁘라삐룬의 예상 경로. 일본 기상청이 가장 먼저 쁘라삐룬이 한국에 상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제공
지난 2일 오후 6시 각국의 기상당국이밝힌 태풍의 예상경로. 일본 기상청(JMA)는 당시 쁘라삐룬이 규슈지방에 잠시 상륙한 후 동해를 거쳐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로는 달랐다. 기상청 제공.
지난 2일 오후 6시 각국의 기상당국이밝힌 태풍의 예상경로. 일본 기상청(JMA)는 당시 쁘라삐룬이 규슈지방에 잠시 상륙한 후 동해를 거쳐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경로는 달랐다. 기상청 제공.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6년 만에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우려됐던 지난 1일 오후. 기상청은 당일 오후 3시 기준 예보에서 쁘라삐룬의 중심이 3일 오후에 상륙해 부산 북서쪽 약 80㎞ 부근 육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시간 일본 기상청(JMA)은 쁘라삐룬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고 부산 앞바다를 거쳐 동해 상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봤고 미국 합동태풍경고센터(JTWC)도 비슷한 경로를 예상했다. 6시간 뒤인 1일 오후 9시쯤 일본이나 미국측이 예보한 경로와 비슷하게 쁘라삐룬이 국내 상륙 없이 동해 상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수정했다. 초긴장 상태에 놓였던 남해안 쪽 주민들은 그제서야 다소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4일 낮 12시 현재 쁘라삐룬은 독도 동북동쪽 약 180㎞ 해상까지 진출해 사실상 소멸 단계로 접어든 상태.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주변 기상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해 다른 나라보다 한발 늦었다” “기상청이 또 뒷북 경보를 했다”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온당치 못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상륙 가능성 등 우리나라의 기상 위험요인에 더 가중치를 두는 것이 재난 대응에 원칙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기상 당국의 예보에서도 그 같은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로가 동쪽으로 계속 수정될 가능성은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지만 상륙할 때 피해가 훨씬 크다”며 “재난 대비를 위해서라도 바다로 빠져 나간다는 예보는 최대한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도 자국의 위험 요인에 더 가중치를 뒀다가 경로를 나중에 수정했는데 이런 고려 없이 우리 기상청 비판만 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상 전문가들도 기상청의 이런 입장을 지지한다. 민간기상기업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미국 역시 허리케인의 상륙 가능성이 있을 때는 나중에 틀려서 욕을 먹더라도 주민들을 먼저 대피시키도록 한다”며 “각종 예보모델 결과치는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아 우리 예보관의 ‘인사이트’가 중요한데 기상청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난 위험성을 더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각국의 이번 태풍 예보가 경로보다도 속도 예측에 공통적인 실패를 한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 소장은 “쁘리삐룬의 우리나라 영향 시점을 두고 대부분의 국가가 하루 가까이 틀렸다”며 “경로 뿐만 아니라 도달 시점 예측 실패가 더 큰 피해를 불러 올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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