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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균형추… 미국 연방대법원 ‘우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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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균형추… 미국 연방대법원 ‘우향우’

입력
2018.06.28 15:58
수정
2018.06.28 18:5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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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보수 케네디 대법관 내달 퇴임

트럼프, 후임에 보수 인사 지명땐

보수 5명 진보 4명 구도로 기울어

다음달 은퇴를 발표한 앤서니 케네디 연방 대법관. AP 연합뉴스
다음달 은퇴를 발표한 앤서니 케네디 연방 대법관. AP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82) 대법관이 27일 퇴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대법관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미국의 헌법적 가치를 결정해 온 연방대법원의 보수 색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디 연방대법관은 이날 성명에서 다음 달 31일을 기해 대법관에서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실을 즉각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했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임기가 없는 종신직이지만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케네디 대법관은 고령으로 퇴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케네디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동성애 낙태 등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쟁점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와 판결 방향을 가장 예측하기 힘든 대법관으로 꼽혀 왔다. 특히 연방대법원이 보수 4명, 진보 4명으로 이념적으로 팽팽하게 대립한 상황에서는 그의 의견이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그는 2013년 연방 정부가 부부에게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동성 커플은 받지 못하도록 한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위헌 판단에 찬성해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을 열었다. 2015년 찬반이 팽팽히 맞선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서도 동성 커플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보수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 26일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위헌소송 판결에서 트럼프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 5대 4로 합헌 결정을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닐 고서치 대법관을 임명한 데 이어 케네디 대법관의 빈 자리에도 자신이 선호하는 대법관을 앉힐 기회를 얻게 돼 국정 운영의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연방대법원의 이념적 지형이 ‘보수 5대 진보 4’로 보수의 우위가 확고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관 임명 시기를 두고 정치적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빠른 시일 내에 후임자를 지명해 상원 인준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11월 중간 선거 이후에 후임자를 지명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말기인 2016년 3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이 타계했을 때 공화당이 선거가 있는 해에는 대법관을 지명해선 안 된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명한 후보자 인준 절차를 거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공화당의 인준 보이콧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반대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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