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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길 터주기 위해 물러납니다”

입력
2018.06.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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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 갖고 일한 동료들 덕분”

퇴임 앞두고 소방장학회 기부도

원미숙(왼쪽)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청에서 열린 소방행정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 표창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원미숙(왼쪽)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지난해 12월 강원도청청에서 열린 소방행정종합평가에서 최우수 기관 표창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주소방서 제공

전국 최초로 여성소방서장 자리에 오른 원미숙(59)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40년간의 소방관 생활을 뒤로 하고 퇴임한다.

특히 원 서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정년보다 1년 먼저 공직생활을 스스로 마감하는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원 서장은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에도 직원들이 많이 도와줘 무사히 공직을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40년 전인 1978년 4월 소방관의 길로 들어선 그는 남성 못지 않은 능력과 동료애를 발휘, 선후배들로부터 두터운 얻었다. 이것이 전국 최초의 여성 소방서장이 된 원동력이다.

원 서장은 2002년 소방경을 시작으로 진급 때마다 전국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2015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횡성소방서장에 취임했다. 같은 해 전국 여성대회에서 ‘2015년 여성 1호상’을 수상했다.

원 서장의 현장 구조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2011년 3월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하자 구조대로 급파돼 현장을 누볐고, 강원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에는 대학병원응급의학과 전문의들과 함께 24시간 의료체계를 구축했다. 횡성ㆍ원주소방서장을 맡고선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전국 1위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이에 대해 원 서장은 “사명감을 갖고 임무를 수행한 대원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앞서 원 서장은 지난 26일 원주소방서 직원을 통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소방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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