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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도 주변 사람에 간접흡연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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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도 주변 사람에 간접흡연 피해”

입력
2018.06.08 19: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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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담배보다 냄새 덜한데…

“담배 냄새 덜하다는 이유로

인체에 덜 유해한 건 아냐”

타르는 되레 더 많이 검출

“담배에 타르 함유량만으로

유해물질 많다 적다 할 수 없어”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학안전처 담배연기포집실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학안전처 담배연기포집실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이코스, 릴,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함유량을 분석해 지난 7일 발표했지만 유해성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타르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나왔고, 1군 발암물질도 5종이나 검출됐다며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 1위인 아이코스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 측이 식약처 분석 결과를 정면 반박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쟁점에 대한 정부와 전문가, 업계의 입장을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_‘일반담배보다 타르가 더 많이 검출됐다’는 것을 두고 해석이 상반된다. 한국필립모리스 등은 타르 함유량이 많다는 것 만으로는 유해성을 따질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일부는 사실이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타르(TarㆍTotal Aerosol Residue)는 담배 배출물 중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의 복합체를 뜻하며 흔히 생각하는 검고 끈적한 석탄 유래물과는 무관하다. 그러므로 담배에 타르 함유량이 많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유해물질이 많거나 적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식약처는 일반담배의 타르에 발암물질 70여종을 비롯한 유해물질 7,000여종이 있고 이번 조사에서 그중 일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궐련형 전자담배 타르에도 다른 유해물질이 더 포함되어 있으리라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한국필립모리스는 자체 연구 결과 아이코스에서 나오는 타르의 대부분이 보습제로 넣은, 인체에 무해한 글리세린 성분인 것으로 나왔다고 반박한다.”

_궐련형 전자담배에도 1군 발암물질 5종이 검출됐다지만, 일반담배와 비교해 0.3%(벤젠)~ 26.4%(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수준으로 적다고 한다. 그럼 덜 유해한 것 아닌가.

“정부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담배에 든 유해물질은 흡입량에 따라 인체 위해도가 일정한 비율로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임상 전문가들은 말한다. 담배 한 개비를 피워도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9배 올라간다는 연구결과처럼 미량에만 노출되어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반담배에 함유된 유해물질 7,000여종 가운데 이번 시험에서 함유 여부를 확인한 물질이 11개에 불과해 앞으로 조사 대상 물질을 넓히면 일반담배보다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하지만 동일한 흡연 습관에 따라 동일한 양을 흡연한다면 발암물질이 많이 함유된 것이 더 유해할 수밖에 없다는 반박도 많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이 ‘유해물질 감소가 유해성을 줄이는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이기 때문에 함유량이 적은 것은 유의미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논리다.”

_궐련형 전자담배 중에서는 어떤 제품이 가장 덜 나쁜가.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은 ‘아이코스(필립모리스), 릴(KT&G), 글로(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순으로 많았다. 발암물질도 물질 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순서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유해물질 함유량이 다소 적다고 유해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_비흡연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간접 흡연 유발 여부에 관심이 높다.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니코틴, 타르, 발암물질 등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런 물질을 100% 흡연자가 삼킬 수 없는 만큼 일부는 대기로 흩어져 주변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식약처 등은 설명한다. 반면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아이코스는 궐련과 달리 생연기(부류연)가 나오지 않고, 자체 시험 결과에서도 실내 공기 오염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한다.”

_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일반담배보다 냄새도 덜 나고 피우고 나서도 몸이 가볍다’고 말하기도 한다.

“과거 ‘솔’ 담배보다 요즘 일반담배가 훨씬 목넘김이 좋고 가래도 덜 생기는 것처럼 궐련형 전자담배도 잎을 가공하고 첨가제를 넣어 흡연감을 일부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 냄새가 덜 난다는 이유 등만으로 인체에 덜 유해하다는 신호로 확신하기는 어렵다.”

_식약처 분석 결과에 대해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일반적 담배의 범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담배회사들의 입장에 온도 차가 있는데.

“KT&G는 한국필립모리스나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보다 사업에서 일반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 ‘궐련형 전자담배는 좋고, 일반담배는 나쁘다’는 식의 홍보에 부담을 느낀다고 봐야 한다. 또 과거 공기업으로 여전히 정부의 간접적 관리 하에 있어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 순)

김장열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장, 임민경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 조홍준 울산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최지현 한국필립모리스 기업커뮤니케이션부서 차장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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