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안전바 근처 자리
정가보다 30% 할인해 판매
“클래식 진입장벽 낮추자”
서울시향은 1만원대 좌석 유지
클래식 공연은 무조건 수십만원을 내야만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콘서트홀의 시야와 음향 조건에 따라 더 알뜰하게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알짜팁이 있다. 가성비 못지 않게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중시하는 요즘 관객들 중 알 사람은 안다는 알짜배기 좌석을 소개한다.
국내 대표적 공립악단인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은 해외 오케스트라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클래식 공연을 제공한다. 현재 수석객원지휘자 공연은 1만~9만원, 일반 객원지휘자 공연은 1만~7만원으로 가장 비싼 R 좌석도 1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가장 등급이 낮은 C석은 2005년 재단법인 출범 이후 1만원에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클래식 공연이 비싸다는 편견을 빼고 클래식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1만원 좌석은 예술의전당을 기준으로는 객석 3층에 배치된다. 무대와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티켓 판매가 시작되면 가장 빨리 판매되는 자리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티켓 판매량은 C-B-A석 순으로, 관객들도 가성비가 좋은 좌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객석 3층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1층의 사이드 좌석을 노리는 것이 좋다. 가운데 블록은 가장 좋은 R석으로 분류되지만 사이드 블록은 S석부터 B석까지 좌석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클래식 관계자들에 따르면 7~15열이 가장 잘 들리는 곳(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기준)으로 꼽힌다. 1층 맨 앞줄은 오히려 한 악기의 소리만 크게 들릴 수 있어, 관현악 곡에서는 명당이 아니다.
피아노 연주가 포함된 공연에서는 객석을 기준으로 왼쪽 블록이 인기가 많다. 연주자의 손가락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가락이 보이지 않지만 피아노 뚜껑이 열린 방향인 오른쪽 블록이 피아노 소리는 더욱 풍성하게 들린다.
롯데콘서트홀은 안전바가 관객 시야에 걸리는 자리를 야예 ‘시야방해석’으로 구분해놨다. 대관공연이 아닌 롯데콘서트홀의 기획공연일 경우 정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30만~40만원에 달하는 해외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에도 이 정책이 적용되기 때문에 시야방해석은 가장 먼저 매진되는 자리다. 전체 2,036석 중 126석이 시야방해석으로 지정돼 있다. 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공연장 안전 유지에 필수적인 안전바로 약간의 시야가 가려지지만 음향은 주변 좌석과 전혀 차이가 없다”며 “시각적 요소보다 음향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관객이라면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대 뒤쪽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합창석은 매니아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자리다. 저렴한 가격(B석 가격)에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콘서트홀은 대체적으로 객석 쪽으로 소리가 뻗어 나가도록 설계 돼 있는 만큼 합창석에서는 최상의 음향을 들을 수는 없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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