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아동 성범죄 처벌을 강화해 성폭력 걱정 없이 살게 해달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한 고교생이 “저 좀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경기 성남시의 한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 학생은 팻말에 “성범죄 피해 아동이 한해 9,025명. 하루 25명. 저 정말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거 맞아요? 아동 성범죄 처벌강화 20만 국민 청원으로 제가 성폭력 걱정 없이 살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이 학생은 ‘아동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는 목표를 내걸고 지난해 12월 출범한 비영리단체 ‘아동안전위원회’ 소속이다. 그는 아동안전위원회에서 연구와 입법활동을 하는 국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학생은 1일 아동안전위원회를 통해 “’아동 성범죄 처벌 강화’ 국민 청원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해 주지 않아서 속상했다”며 “어른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청원 내용을 알리기 위해 중간고사를 마치자마자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이 언급한 ‘아동 성범죄 처벌강화 국민 청원’에는 성폭력 가해자가 술에 취했을 때 감형 해주는 주취감형 폐지 등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청원인은 “우리가 아동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선물은 안전한 나라”라며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선물해 주자”고 호소했다.
지난달 시작된 이 청원은 11일 마감될 예정인데, 3만명 가량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청와대 답변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20만 명 이상이 해당 청원에 동의 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인 시위를 벌인 이 학생은 “성폭력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청원에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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