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확장법 수정안 승인
정부ㆍ업계 “불확실성 사라져” 환영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확정했다. 한국은 미국이 철강관세 면제 협상을 벌이는 관세 유예국 중 유일하게 면제국이 됐다.
백악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ㆍ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한국산 철강 수입품에 대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이 이전에 발표한 내용에 대해 한국과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정부는 행정명령의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달 22일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관세 부과를 4월 말까지 ‘잠정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통상당국은 이후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면제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여 25%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관세 유예국 중 가장 먼저 면제국으로 지정된 데는 미국이 철강관세 면제 협상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연계, 양측이 서로 주고받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에 철강관세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한미 FTA개정 협상에서 픽업트럭 관세유지와 미국산 자동차 쿼터확대 등의 이득을 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개정협상을 훌륭한 성과라고 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유예 기간을 기존 5월 1일에서 6월 1일까지로 한달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캐나다ㆍ멕시코에 대한 철강관세 면제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연계한다는 방침이지만 자동차 원산지 규정 등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EU는 미국이 철강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관세를 매기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의 경우 관세 면제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막판 세부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잠정 유예한 7개 국가를 제외한 중국과 일본 등 나머지 철강 수출국은 지난 3월23일부터 25% 관세를 내고 수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백악관의 공식 발표로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졌다”면서 “다만 앞으로의 상황은 국내 업계 간 쿼터 배분 협의와 다른 국가와 미국의 협상 상황을 봐야 우리 업계의 이익이나 손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