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악수씨름 대신 엄지척… 트럼프-마크롱 ‘어색한 브로맨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악수씨름 대신 엄지척… 트럼프-마크롱 ‘어색한 브로맨스’

입력
2018.04.24 17:02
10면
0 0

폭스뉴스 출연해 영어 인터뷰 성의

트럼프는 대저택서 만찬 베풀어

핵심의제 이란 핵협정 이견 팽팽

철강관세 해소 요구도 만만찮아

이란 “핵합의 파기땐 NPT 탈퇴”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미 해병대의 ‘마린 원’ 헬기 탑승에 앞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감사 표시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미 해병대의 ‘마린 원’ 헬기 탑승에 앞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며 감사 표시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빈 자격으로 사흘간의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지난 해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의 상견례에서 강한 악수를 나누며 기 싸움을 벌이던 두 사람은 이번 만남에서는 볼에 입을 맞추는 인사를 나눌 정도로 특유의 친분을 과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브로맨스’(남성 사이의 강한 우정)가 쭉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4일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논의할 이란 핵 협정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빈 방문답게 마크롱 대통령은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AP 통신은 “사업 협상을 앞둔 친분 쌓기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7일 하루 실무형 방미에 나서는 것과 비교된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도착 직후 마크롱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곧바로 미 해병대의 ‘마린 원’ 헬기를 타고 버니지아주 포토맥 강변에 있는 ‘마운트 버넌’으로 이동, 이 곳에서 비공식 만찬을 가졌다. 마운트 버넌은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거주했던 곳으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24일 예정된 국빈 만찬과 관련, 식기와 음식 메뉴 등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워싱턴 방문 하루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보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영어로 인터뷰하는 성의를 보였다. ‘선물 외교’에 능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에는 ‘승리의 묘목’도 준비했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미 해병대가 독일군을 격퇴했던 프랑스 북부 벨로 숲에서 가져온 떡갈나무로, 두 정상 내외가 백악관 뜰에 나란히 식수했다.

그러나 방미 첫날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향후 미국과 프랑스 관계를 결정할지는 불확실하다. 24일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로 논의된 이란 핵 협정 문제만 두고도 이견이 팽팽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합의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5월12일까지 파기하겠다고 못 박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플랜 B가 없다”며 합의 파기만은 피해야 한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기용되며 마크롱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놀랄 만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우리가 고려 중인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럽 형제국이 기대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른바 ‘유럽 특사’ 역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으로 힘겨워하는 유럽 국가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방미 기간 유럽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철강ㆍ알루미늄 고율 관세 해소, 시리아 지역에서의 미군 주둔,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 등 유럽의 희망사항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는 방침이지만, 겉으로 드러난 환대 이상의 성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마크롱이 트럼프 압박과 설득에 실패하면 유럽으로 돌아가 더욱 큰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23일(현지시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백악관에 직접 환대를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가움의 표시로 프랑스 식의 볼 키스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엿보인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백악관에 직접 환대를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가움의 표시로 프랑스 식의 볼 키스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엿보인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