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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식 정치후원금 의혹, ‘땡처리 금지법’까지 만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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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기식 정치후원금 의혹, ‘땡처리 금지법’까지 만들어야 하나

입력
2018.04.12 18: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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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로비성 출장 외유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그가 정치후원금을 부적절하게 모금하고 사용했다는 새 의혹이 불거졌다. 김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후원금 수수를 전후로 소관 유관기관이나 기업을 비판하거나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로비성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있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김 원장은 19대 의원이던 2015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이던 조현문 부사장의 부인에게서 후원금 500만원을 받은 뒤 금감원에 조 회장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2013년 국정감사에서는 효성그룹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삼정KPMG)을 비판했는데, 40일 뒤 삼정KPMG 전 부회장에게서 후원금 400만원을 받았다. 2012년에는 박병엽 팬택씨앤아이 부회장에게 500만원을 받은 뒤 팬택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도 했다.

김 원장이 임기 마지막 해 쓰고 남은 정치후원금을 선심 쓰듯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국회 자료를 보면, 김 원장은 임기 만료 직전 5개월간 3억6,849만원의 후원금을 썼다. 국회 사무처가 퇴직금을 지급한 보좌진 6명에게 다시 퇴직금 명목으로 2,200만원을 지급했다. 친분 있는 단체나 교수에게 연구용역비로 7,000만원, 동료 의원 후원금으로 2,000만원을 썼다. 김 원장이 임기 4년 동안 4억원이 넘는 재산을 증식한 것도 후원금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의혹마저 나온다.

정치자금법 2조는 ‘정치자금은 사적 경비로 지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후원금은 자기 맘대로 물 쓰듯 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국민이 꼭 필요한 공적 활동과 정치 활동에 쓰라고 준 것이니 투명하게 집행해야 할 세금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공적 특성 때문에 국회의원은 임기가 끝나면 남은 후원금을 소속 정당이나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 그러나 김 원장은 임기 막판 땡처리 하듯 후원금을 멋대로 사용하고 자신의 후원금 계좌엔 400만원만 남겼다.

로비성 후원금을 받거나 후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게 비단 김 원장만은 아닐 것이다. 시민단체 출신 초선 의원의 행태가 이 정도라면, 기성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과 사용에는 더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제2의 김기식 사태를 막으려면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후원금 사용실태를 철저히 파악해 위법 행위는 검찰에 고발하는 게 옳다. 유관기관의 후원금 수령을 원천 봉쇄하는 등 정치후원금 제도를 손봐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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