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기념사업회 생가복원 나서
일대기 만화 제작, 기념관도 추진
한국 언론의 사표 청암 송건호(1927∼2001)선생을 기리는 사업이 그의 고향 충북 옥천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옥천군은 군북면 증약리에 있는 송 선생 생가 복원 사업을 다음달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복원 사업은 우선 8,000만원을 들여 생가 부지 정비부터 시작한다.
현재 선생 생가 터에는 다른 사람이 건축해 살던 가옥이 십 수년 간 방치돼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다.
옥천군은 이 폐가옥을 철거한 뒤 조경석을 설치하고 잔디를 까는 등 말끔히 정비하기로 했다. 이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한 뒤 선생 유족, 마을 주민의 의견을 들어 선생이 태어나 살던 생가를 복원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터는 소유주인 선생 유족이 기부채납 의사를 밝혔고, 방치된 기존 건물은 군 예산으로 매입해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생가 복원은 청암기념사업회 등과 충분히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선생의 생가는 터 1,021㎡, 건물 76㎡규모로, 터는 선생 유족이 건물은 다른 이가 소유하고 있었다.
옥천지역 각계 인사로 구성된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회장 이인석)는 선생의 일대기를 만화로 제작하기로 했다.
선생의 어린 시절과 언론인 시절 활약상을 만화로 엮어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이인석 회장은 “평전이 나와있지만 선생의 생애와 정신을 잘 아는 주민이 많지 않다. 쉽고 재미있는 만화로 엮어 지역민과 청소년들에게 선생의 언론 정신을 알리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중장기 사업으로 청암 기념관 건립, 언론학교 세우기, 언론문화제 개최 등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청암은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1953년 대한통신사 외신기자로 언론생활을 시작해 한국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 기자를 거쳤다. 민주언론운동협의회 회장,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에 이어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을 지냈다. 그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한국민주주의 탐구’등 20여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2001년 타계할 때까지 참언론인으로서 정도를 걸었다. 한국기자협회는 1999년 그를 ‘20세기 한국 최고의 언론인’으로 꼽았다. 정부는 사후 그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옥천=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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