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사태, 항쟁, 봉기, 학살…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사건.
군경과 무장대의 대립 속에서 당시 인구의 10분의 1인 3만 명이 학살당한 사건.
이번 주 프란이 소개할 콘텐츠는 제주 4ㆍ3을 최초로 세상에 알린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 입니다.
1949년 1월. “연설 들으러 나오라”는 재촉에 못 이겨 주민들이 학교운동장에 모입니다. 그 사이 온 마을을 불태운 군인들은 ‘돼지 몰 듯 사람들을 몰고’ 근처 밭으로 향합니다. 단 하루 동안 300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소설 ‘순이 삼촌’의 배경은 바로 이곳, 제주 4.3 최대 피해 마을인 제주 북촌리입니다.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러 고향에 온 주인공은 친척 아주머니 ‘순이 삼촌’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됩니다. 북촌 대학살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순이 삼촌은 자식들이 죽고 본인이 살아남은 그 밭에서 유골과 탄피를 끊임없이 골라내며 농사를 짓습니다. 결국 평생을 환청과 신경쇠약에 시달리다가 살아남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삶을 마감합니다. 소설은 순이 삼촌의 삶과 죽음을 통해 4.3이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가슴 아픈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삶을 망가뜨리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는 소설의 한 구절로 대신합니다.
“누가 뭐래도 그건 명백한 죄악이었다”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주 월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정대한 인턴PD www953@naver.com ☞ 한국일보 영상 콘텐츠 제작소 프란 - P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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