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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문점 남북고위급회담 한반도 평화 정착 첫 단추 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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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문점 남북고위급회담 한반도 평화 정착 첫 단추 꿰야

입력
2018.03.25 19:5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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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이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다. 남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이끄는 각각 3명의 대표단이 만나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관심인 회담 의제와 관련해 정부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조치는 물론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 정착 방안들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앞서 북한의 초청에 따른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도 남측 주요 참가자와 4월 1, 3일 2회 공연 일정 등을 확정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고위급회담은 남북회담의 틀을 정할 뿐만 아니라 북미회담의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남북 정상은 과거 두 차례 만남을 통해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여러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남북 모두 정세 변화로 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데다, 북핵ㆍ미사일 개발과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 남북관계 전면 단절 등의 상황이 과거 회담 때와는 적잖이 다르다. 남북 정상이 적어도 과거 수준의 관계 개선 발전에 합의하는 데도 유엔 제재 등 제약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이런 분위기에 맞춰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화가 활발해 지는 상황 변화에 비추어 전에 없던 기회이기도 하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남북ㆍ북미 정상회담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그 결실을 토대로 남북미 또는 중국까지 포함하는 회담이 열려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서 남북미 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북핵 폐기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의 큰 목표를 시야에 두어야 함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특별히 비난하지 않는 점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공사가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석을 보면 북한도 대화 분위기 조성에 공을 들이는 게 분명하다. 다만 현재까지 북한이 어떤 목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한반도 평화 비전을 갖는 건 좋지만 핵ㆍ미사일 개발은 포기하지 않은 채 경제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속셈에 말려들 가능성을 늘 경계해야 할 이유다.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 제목은 ‘봄이 온다’다. 한반도의 봄날은 남북과 북미가 살얼음 밟듯 조심스레 난관을 헤쳐나갈 때 비로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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