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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불똥’... 中에 중간재 수출하는 한국 기업까지 타격

입력
2018.03.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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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기기, 섬유 등 피해 클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을 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을 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뉴시스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감소하면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보세ㆍ가공무역 비중이 65.8%나 차지하는 탓에 중국의 대미 수출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세ㆍ가공무역은 외국에서 수출 원재료의 가공을 위탁받아 자국에서 가공, 제조한 제품을 재수출하는 방식이다.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가 동반 감소,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국제산업연관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미 수출 10% 감소 시 중국 중간재 수요 하락에 따라 한국의 중국 수출은 1.5%(18억7,000만달러, 2016년 기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별로는 한국의 중국 수출 중 재수출 비중과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특히 높은 전기기기, 섬유ㆍ피혁 등의 품목에서 피해가 클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대 중국 수입 감소로 한국의 일부 품목이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시장에서 한중 간 수출 경합도가 높은 기계류와 전기ㆍ전자, 의료정밀과학 등 일부 품목은 국내기업의 수출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이 크게 달라 미국시장에서 얻을 반사이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혜선 무협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미국의 주요 규제대상이 중국이더라도 미국의 강화된 규제수단은 모든 국가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중국과 산업구조가 유사한 한국이 미국의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수출이 둔화함에 따라 세계 교역둔화도 우려된다. 세계 교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각각 13.8%, 9.1%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홍콩이 0.8%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한국 태국 말레이시아가 각각 0.5%포인트씩 하락해 그다음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둔화의 조짐까지 나타난다면 인접국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미국으로 대부분 수출하는 캐나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현지매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동반 위축되면서 우리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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