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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 신장암4기 극복하고 11년째 짜장면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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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불량, 신장암4기 극복하고 11년째 짜장면 봉사

입력
2018.03.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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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짜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조정태씨.
11년째 짜장면 봉사를 하고 있는 조정태씨.

조정태(54)씨가 운영하는 대원각반점(대구 남구 봉덕동)은 짜장면 봉사로 소문난 곳이다. 매달 셋째 목요일은 어르신들의 무료급식소로 변신한다. 300~400명이 운집한다. 맛이 좋아 유명하고 공짜라서 유명하고 주인장이 좋아서 유명하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짜장면. 집 밥 위주의 어르신들에게는 특별한 음식이다. 5년째 오고 있다는 백화순(72․남구 봉덕동)씨는 “공짜라고 파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부러 시켜서 먹어봤는데 똑같더라”며 “이런 사람 없다. 무조건 건강해야 된데이”라며 조정태 봉사단장을 챙긴다.

조 단장이 반점을 연 건 15년, 무료급식 봉사는 11년째 이어오고 있다. 셋째 목요일은 반점에서 무료급식을 하고, 넷째 목요일엔 재료를 준비해서 국제사랑나눔회(수성구 상동)에 달려간다. 쉬는 날은 많은 단체를 찾아가 무조건 짜장면 봉사를 하는 날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신바람이 난다.

조 단장은 고령 개진 출신이다. 고2때 사귄 첫사랑과 일찍이 결혼했다. 그들 앞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결혼 후 가스 배달, 주류 음식점, 택시 운전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한때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막막했다. 그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결심으로 중화요리를 배웠다.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신용불량에서 벗어났고 입에 풀칠할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러다 신장암4기 판명을 받았습니다. 이상하게 담담하고 죽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신장 한쪽을 떼어 내고 간도 1/3을 잘랐습니다. 병 앞에서 당당했습니다. 2달 뒤 다시 어르신들을 만났습니다. ‘살아 돌아와 줘서 고맙다’며 손을 잡고 눈물을 보이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말입니다.”

조 단장은 짜장을 볶고 어르신들께 짜장면봉사를 하며 재기했다. 조정태 이름 앞에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지만 조 단장은 쉐프다.

“짜장면에 누런 호박을 씁니다. 고구마 외 각종 야채들은 무공해 재료를 사용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에 좋은 재료를 개발했지요.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다’라고 생각하며 만듭니다. 사랑과 정성을 양념으로 듬뿍 넣습니다. 드셔보실래요? 맛은 최고라예”라면서 짜장 국자를 들어 보인다.

무료배식시간은 오전11시부터다. 전날부터 ‘내일 하냐’며 전화가 빗발친다. 일찍 오셔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더 바빠진다. 평일 장사하는 것보다 6~7배의 짜장을 볶는다. 모두 사비를 들인다. 작년에 집도 장만했다. 인생사 돌고 돈다고 어르신들이 준 사랑이 고객을 몰고 왔고 받은 복은 다시 봉사로 돌리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멀리서 찾아오는 어르신들이 느는 추세다. 맛있게 잡수시는 모습을 보면 힘든 줄도 모르고 입 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그는 “어이 조 사장, 잘 먹고 가네”라는 어르신의 뒷모습에서 92세 연세로 병치레 없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혹여 오시던 분이 안 보이면 어디가 편찮으신지, 돌아가신 것은 아닌지 온종일 걱정이 되어 일이 손에 안 잡힐 정도입니다. 제 아버지는 병원 신세 없이 편안히 영면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살다 보니 우리가족에게 오는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봉사는 마약과 같다”고 고백한다. 음식점 문 닫을 때까지 짜장면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봉사에서 오는 기쁨과 행복이 저를 다시 살게 만들었습니다. 건강하게 짜장을 볶고 오래도록 짜장면 봉사를 할 겁니다!”

강은주기자 tracy114@hankookilbo.com

김강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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