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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관 추천권 포기와 함께 추천위 구성 다양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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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관 추천권 포기와 함께 추천위 구성 다양화하라

입력
2018.03.20 19:4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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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20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추천권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장 몫인 헌법재판관 3명의 지명 절차도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제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법원장의 권한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겠다는 취지여서 평가할 만하다.

대법원장은 임기가 끝난 대법관의 후임자를 제청할 수 있다. 대법관추천위가 3배수 이상의 대법관 후보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문제는 그 동안 대법관추천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데 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추천위에 심사 대상자로 제시한다’고 한 대법원 규칙이 독소조항으로 작용했다. 추천위가 대법원장이 원하는 사람을 추천하는 사실상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배경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 규칙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새 대법관 인선 시 대법관추천위에 권한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말 두 명의 대법관 후보자 제청 때 이를 지켰고, 이번엔 아예 근거 규정 자체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김 대법원장은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세 명을 비롯해 모두 11명의 대법관 후임자 제청과정에서 권한을 행사하지 않게 된다. 사법부 개혁의 중책을 맡은 대법원장으로서는 어려운 결단이다.

하지만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법원장의 영향력 아래 놓인 추천위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명의 추천위원 모두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돼있고 대다수가 친 대법원장 성향일 수밖에 없는 현재의 임명 방식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구성의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된 게 엘리트 판사 위주의 폐쇄적 구조다.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할 수 없어 국민의 권리를 구제하는 마지막 심판자로서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법관추천위가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편향시비나 정치권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우리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바닥권이다. 때마침 지난 16일 사법개혁을 논의하게 될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발족했다. 재판제도의 개선, 사법행정과 법관인사제도 개선, 전관예우 근절 및 법관 윤리와 같은 개혁 과제들이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사법부 신뢰 회복의 막중한 책무를 띠고 발탁된 김 대법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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