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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6월 개헌안 발의” 청와대 “국회 위한 개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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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6월 개헌안 발의” 청와대 “국회 위한 개헌이냐”

입력
2018.03.16 17:4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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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자체 로드맵 공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 주장

靑 “동시 투표 거부의 뜻” 비난

책임총리제 방식에도 반대 입장

김성태 원내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김성태 원내대표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16일 개헌 정국을 주도하기 위한 기싸움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이날 ‘6월 개헌안 발의ㆍ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자체 개헌 로드맵을 공개했고, 청와대는 “국민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회를 위한 개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6월까지 국회 헌법개정ㆍ정치개혁특위 활동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 안에 국민 개헌안을 마련하고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개헌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가 추진하는 6ㆍ13 지방선거 동시 개헌투표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의 권력구조 개편안인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서는 ‘책임총리제ㆍ분권형 대통령제’ 카드로 맞섰다. 김 원내대표는 “책임총리제를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로 이번 개헌에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완성하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반드시 종식하겠다”고 말했다. 국회가 총리 추권권 내지 선출권을 가져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겠다는 의중도 밝혔다.

청와대는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성태 원내대표가 6월 개헌안 발의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실제 처리하는 것은 3개월쯤 뒤가 아니냐”며 “결국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못 한다는 것이어서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00억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을 아끼고, 개헌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6월 개헌 국민투표를 주장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및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 및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서도 “용어 사용에 더 선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그간 국회는 개헌 논의과정에서 분권형ㆍ혼합형 대통령제라는 용어를 썼는데 그 본질은 결국 내각제에 있고 좋게 말해 이원집정부제”라고 지적했다.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는) 호감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분권형ㆍ혼합형 대통령제라는 말로 포장해왔다”고도 했다.

‘한국당판 책임총리제’ 구상에도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국당은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통일ㆍ외교ㆍ국방 등을 담당하고, 국정운영 등 실질적인 나라살림은 총리에게 맡기자고 주장한다. 청와대는 이런 방식의 책임총리제가 도입되면 대통령이 상징적 존재에 머물러 사실상 이원집정부 체제로 전환된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원내각제로 균형추를 옮기는 것”이라며 “법이 근간으로 하고 있는 삼권분립이라는 질서와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다만 여권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까지 대통령 개헌 발의에 부정적인 입장인 건 청와대에 부담이다. 한국당도 선거구제 개편을 고리로 ‘야권 개헌연대’를 구축해 개헌 판을 뒤흔들 태세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돌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지금까지 선거구제 개편에 경도된 입장이었다는 오해가 있었다”며 “앞으로 모든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겠다”고 말했다.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가 앞서 “한국당이 개헌 의지를 확고히 표명한다면 국민투표 시기를 6월 이후로 연기하는 데 협력할 수 있다”고 제안한 데 대한 화답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 당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는 개헌 협상 기구 구성을 촉구하며 “제한된 시일 안에 이견을 좁히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정지용ㆍ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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