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외교부 패싱?
“역사적 과업 위해 분업 필요”
“베트남전 과거사 관련
우리의 진정성 전달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긴박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장관이 “외교 다변화가 북핵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추진 관련 ‘외교부 패싱(외교부 배제)’ 논란에 대해서는 “대통령 의중의 확실한 전달이 최우선이고, 역사적 과업을 이루는 데 있어 분업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강 장관은 10일 하노이 시내 한 호텔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중견국으로서 한국은 이제 동북아에서 벗어나 외교지평을 넓혀야 한다”며 그 구체 전략인 신방남정책의 강력한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그를 통해 국익도 챙기고 국제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팜 빈 민 베트남 외교부총리와 회담한 강 장관은 “신남방정책을 끌고 가는데 있어 베트남이 핵심 국가”라며 “민 부총리도 신남방정책 기조 하에서 한ㆍ베트남 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고 소개했다. ‘구호만 있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올해가 신남방정책의 원년”이라며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전날 베트남 중부 지역에서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시작한 지뢰 및 불발탄 제거 사업을 소개하며 “경제적 이익을 뛰어넘어 마음이 통하는 파트너라는 것을 이곳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 중인 베트남전 과거사 관련 정부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서는 “베트남이 (사과를 받을) 준비가 돼야 한다”며 “우리의 진정성은 여러 계기로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비교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평적으로 비교할 문제도 아니고, 우리가 일본에게 바라는 것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좀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강 장관은 “정상 차원의 대화의지는 확인했고, 이를 외교적으로 의제를 어떻게 만들고 준비해서 (대화의) 장을 만드는 것은 실무진인 외교부의 일”이라며 “미국 방문,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서도 브리핑하는 등 한국과 국제사회가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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