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한민 지음
부키 발행ㆍ436쪽ㆍ1만6,000원
요즘 출판계의 인기 아이템 중 하나는 ‘미움받을 용기’와 같은 일본의 자기계발서들이다. 좀 튀어도 안 죽는다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들이다. 일본이야 그럴 법하다. 워낙 숨 막히는 사회니까. 그런데 우리도 그럴까. 우리나라엔 ‘미움받을 용기’를 간신히 짜내는 사람보다, ‘미움받을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넘치는 사회 같은데 말이다. ‘미움받을 용기’ 같은 책의 용도는 피해자 코스프레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한국, 일본 모두 집단주의 문화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일본은 집단에서 개인으로 향하는 집단주의, 한국은 개인에서 집단으로 뻗어나가는 집단주의다. 일본인이 집단에 맞춘다면, 한국인은 집단이 나를 따라야 한다. 아무렴, 큰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하는 게 중요한 한국이 일본 같을 리가 있나. 문화심리학자인 저자가 가벼운 필치로 쓴 인터넷 연재물을 모았다. 가볍고 친숙하고 술술 읽히지만 깊이가 덜한 건 어쩔 수 없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