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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체제 수호 전쟁 벌여야” vs 민주당 “색깔론으로 물타기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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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체제 수호 전쟁 벌여야” vs 민주당 “색깔론으로 물타기 속셈”

입력
2018.02.26 18: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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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광화문서 방남 규탄대회

홍준표 “문 대통령, 군 뒤통수 쳐”

“천안함 폭침 주범에 국빈 대접”

사면초가 몰린 MB까지 가세

여당 “국정농단 눈 가리기” 비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북한 김영철 방남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류효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북한 김영철 방남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류효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합의 일주일만인 26일 ‘김영철 방남’을 이유로 장외로 나가면서 2월 임시국회가 또다시 멈춰 섰다. 한국당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해 “체제 수호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색깔론으로 물타기 하려는 저급한 속셈”이라고 반격하면서 6ㆍ13 지방선거에 앞서 여야가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경찰 추산 약 1만명이 참가한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규탄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홍준표 대표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군뒤통수권자’라고 한다”며 “국군의 뒤통수를 치는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김영철은 평화 시에 우리를 공격했기 때문에 전범이 아니라 살인범”이라며 “군뒤통수권자가 살인범을 불러놓고 서로 짝짜꿍하는 나라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탄핵 과정에서 주사파들이 내려와서, 나라를 이제 마지막까지 끌고 가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요즘 하는 것이 개헌 놀음”이라고 정부ㆍ여당의 개헌 추진까지 색깔론을 덧입혔다. 이처럼 한국당이 연일 김영철 방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지방선거에 앞서 보수 결집의 호재라고 판단해서다.

측근과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로 사면초가에 몰린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지키다 꽃다운 청춘을 바친 46용사가 생각나 오늘 평택 천안함 기념관을 다녀왔다”며 “천안함 폭침 주범에게 국빈대접을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그간 우리가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왔나”라며 반문했다.

한국당이 원내ㆍ외 병행 투쟁에 돌입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간의 정례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여당은) 철저하게 야당을 무시하고 대통령은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며 “정말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제1야당 원내대표의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출석시켜 긴급 현안질의를 열겠다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당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김영철 방남 배경을 따져 묻겠다”며 운영위와 국방위, 정보위, 외교통일위 등 관련 상임위 개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저급한 색깔론 공세”라고 맞서고 있어 정국이 안개 속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을 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색깔론 물타기’의 저급한 속셈이다. 검찰 소환이 임박한 이명박 정권의 타락과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 눈 가리기의 얄팍한 속임수”라고 꼬집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배우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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