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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중재외교, 신중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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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중재외교, 신중하고 섬세하게 접근해야

입력
2018.02.22 19:5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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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창올림픽 폐막행사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도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개회식에 이어 북미가 2차 탐색전을 벌이게 됐다. 한 차례 북미 접촉이 불발한 만큼 더욱 신중하고 섬세한 중재가 필요하다.

당장 북한 대표단장인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역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군부 강경파의 간판으로 인민군 정찰총국장 시절 천안함 공격에 깊이 관여했고 김양건 사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된다”면서 수용 방침을 밝혔지만 남남갈등으로 번질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이 예술단을 태운 만경봉호를 내려 보낼 때보다 더욱 강도 높은 심리전에 나선 만큼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가 폐막행사에 참석하더라도 성급하게 북미 접촉을 밀어붙이기보다 신중한 자세로 양측을 설득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북한 모두 개막식 접촉 불발로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개막행사 전후로 북한을 압박하는 강경 일변도의 행보를 보인 데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북한이 김영철을 내려 보낸다는 관측까지 감안하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미국도 당장은 북한과 접촉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방카는 탈북 여성들과 만나는 일정을 추진한다는 일부 관측과 달리 방한 기간 어떠한 대북 행보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방카가 펜스 부통령처럼 북한 대표단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청와대로서는 개회식의 어색한 장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이방카와 김영철의 조우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양측 대표단과 개별 면담을 갖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고 정부가 남북대화의 모멘텀을 북미대화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비록 불발하기는 했지만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으려 했다는 것은 양측이 ‘예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뜻이다. 북미 양측이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 모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낸 의미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입구에서 소모적 신경전에 시간 낭비를 하지 않고 전향적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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