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본격화하는 남북 해빙무드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 응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대북 압박 정책의 유지를 재확인했다.
14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이날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또 두 정상이 평창올림픽 이후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통화는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됨에 따라 일본 측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우리의 목적은 비핵화”라며 “북한이 ‘미소 외교’를 전개하는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압력 강화가 있다.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인 비핵화를 약속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베 총리는 같은 날 장거리 순항미사일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갈수록 안보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자위대원의 안전 확보 차원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격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하는 ‘전수방위’ 기본 전략을 유지한다면서도 “상대로부터 첫 공격을 받으면 국토가 전쟁터가 될 수 있다”며 “먼저 공격하는 편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거리 순항미사일 보유 자체가 전수방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란 비판이 많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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