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마지막 점화 주자로 올림픽에 참여해 너무 큰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28)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소감을 밝혔다. 김연아는 10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회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데 대해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케이팅을 은퇴한 것은 몇 년 됐는데, 오래간만에 짧게나마 보여드리고 점화할 수 있었다”며 “얼음 위에서는 십 수년간 스케이팅을 탔지만 높은 곳에서는 처음이었다. 실수 없이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웃었다.
전날 개회식에서 대형 성화대 아래 빙판이 마련돼 있었고, 김연아는 스케이트화를 신고 있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피겨 여왕’의 부활이었다. 우아한 연기로 위용을 뽐낸 김연아는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박종아-정수현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아 ‘달항아리’ 모양의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김연아는 “성화 점화자로 참여하게 될 거라는 건 몇 달 전에 알게 됐다”며 “개회식장 아이스(빙판)에서는 5일 밤부터 이틀간 리허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스 크기와 음악 등이 정해지고 이후에 연습을 짜고 의상도 맞춰야 했다”고 덧붙였다.
성화를 받아 든 순간은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김연아는 “처음 음악을 받고 안무를 짜고 리허설 할 때에는 아무 느낌이 없었다”면서도 “어제 성화가 도착했을 때는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또한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랬던 것 같다”며 “실제 올림픽이 개막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선수였다 보니까 그런 감정이 더 와 닿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날씨에 대해선 “별로 춥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그 동안 경기도 많이 나가고 공연도 하고 했는데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공연은 처음이었다”며 “그러나 올라갔을 때는 관중은 안 보였고 단지 실수 없이 해야 한다는 데에만 집중했다”고 떠올렸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전설인 김연아는 일찌감치 평창올림픽의 가장 유력한 성화 점화자로 예상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의외의 인물 대신 안방 개최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2010 밴쿠버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김연아를 낙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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