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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김영남→김여정… 점점 더 센 ‘간판’ 내세우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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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김영남→김여정… 점점 더 센 ‘간판’ 내세우는 북한

입력
2018.02.07 18: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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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 보내도 남한 여론 반전 없자

세 번째 깜짝 카드 ‘백두혈통’ 보내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 의도

“김여정 국제무대 경험 없어

北, 무리수 둘 만큼 절박” 시각도

9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원으로 방남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9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 단원으로 방남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의 간판으로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내세운 것은 ‘히든 카드’를 막판에 꺼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여성인 김여정을 활용,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희석시키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위원장이 7일 김여정 제1부부장을 파견하기로 한 것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파견에 이은 3번째 깜짝 카드다. 현송월에게 예술단 단장을 맡기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고,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는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내세워 남한에 대한 ‘성의’를 보임과 동시에 정상 국가임을 과시했다. 이어 마지막 카드로 거론되던 혈육 김여정까지 파견키로 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그 의미에 따라 파견할 인사의 중량감을 높여간 것이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자신의 혈육이자 여성인 김여정을 활용해 희석시키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지닌 김여정을 내보내며 김정은 체제가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를 변화시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인 현송월을 단장에 앉혀 남측 여론을 환기하고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을 노렸던 북한이 더 센 카드인 김여정으로 같은 목적을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도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고위급 대표단 4명은 각각 부여 받은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는 물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각 국 정상들과의 의전 행사에 치중하고, 김 제1부부장이 실질적인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동생의 국제사회 데뷔 무대로 평창을 택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양무진 교수는 “남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대한 견문을 넓혀 정치 폭을 확대하라는 차원에서 김정은이 ‘배려’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무리수가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무대 경험이 없는 김여정을 보내는 건 북한으로서는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라며 “그럼에도 김여정을 보내는 건 협상이 아니라 김정은 의중 전달에 초점을 둔 것이고, 그만큼 김정은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에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북한 예술단 배웅에 나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활짝 웃는 모습을 북한 조선중앙TV가 6일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TV
북한 예술단 배웅에 나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활짝 웃는 모습을 북한 조선중앙TV가 6일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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