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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는데 말 걸지마!” 언택트 마케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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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하는데 말 걸지마!” 언택트 마케팅이 뜬다

입력
2018.01.24 17: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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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서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결제

CU 바이셀프는 연내 전국 설치

업계 “수익 1.5~2.5배 늘 것”

패스트푸드점 셀프결제는 일상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 무인 편의점을 열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통가에도 ‘언택트’ 열풍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 ‘언(un)’을 붙인 신조어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올해 마케팅 트렌드로 꼽은 단어다. 타인과의 접촉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가 늘고 모바일 기기 사용이 대중화하면서 고객과 점원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 주목한 것이다.

2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업계 점유율 1위 편의점 CU(씨유)는 현재 경기 성남시 NHN엔터테인먼트 사옥 내 판교웨일즈마켓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모바일 셀프 결제 시스템인 ‘CU 바이셀프(CU Buy-Self)’를 연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CU 바이셀프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점포 QR코드를 인식한 뒤 구매할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다음 신용카드나 페이코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하는 매장이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무인점포 대신 자판기 4, 5개를 나란히 설치한 ‘소형 편의점’을 내달이나 3월 중에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고객이 구매할 상품을 바코드로 스캔한 뒤 정맥인식으로 결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는 손바닥 정맥 정보와 신용카드(또는 체크카드)를 미리 등록하면 정맥인식만으로 현금이나 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무인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고객이 구매할 상품을 바코드로 스캔한 뒤 정맥인식으로 결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는 손바닥 정맥 정보와 신용카드(또는 체크카드)를 미리 등록하면 정맥인식만으로 현금이나 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제공

국내 최초 무인 편의점은 지난해 5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다. 손바닥 정맥 인식을 통한 간편 결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부 문제점을 보완해 조만간 2호점을 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무인 편의점을 도입한 이마트24는 이달 초 충남에 공주교대점 1, 2호를 여는 등 현재 전국 5곳을 운영 중이다. 신용카드로 인증한 뒤 점포로 들어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형식이다.

언택트 마케팅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H&B(헬스&뷰티)스토어, 카페, 패스트푸드 등 유통ㆍ외식업계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2014년 비대면 결제가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한 롯데리아는 640여 곳에 이를 설치했고, 맥도널드와 버거킹도 30~50%의 매장에 키오스크를 들여놨다. 커피전문 브랜드 달콤커피는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로봇 카페를 열었다.

편의점 이마트24의 무인점포인 성수백영점 출입문에 이용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마트24 제공
편의점 이마트24의 무인점포인 성수백영점 출입문에 이용 방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마트24 제공

스타필드 하남의 남성편집숍 ‘하우디’ 매장에는 대형 자판기의 터치스크린을 누르면 원하는 제품을 받아서 착용하거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H&B스토어 올리브영은 일부 매장에 색조 화장품을 직접 바르지 않아도 어울리는지 판단할 수 있는 ‘가상메이크업’ 코너, 자신의 피부와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주는 ‘스마트 미러’를 설치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도난을 방지할 기술이 아직 부족하고 무인 시스템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무인화 후 수익이 1.5~2.5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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