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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경영대전] “남원추어탕, 지자체 첫 로열티 시대 열어”

입력
2018.01.24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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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 남원시장

재정 확충 위한 아이디어 사업

이마트와 협업, 매출 3% 받아

농산물 상표 춘향애인도 성공

귀농ㆍ귀촌 인구 증가로 이어져

이환주(58) 전북 남원시장은 유통대기업 이마트와 손잡고 지역브랜드 ‘남원추어탕’을 전국에 유통시키면서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경제를 살린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남원시 제공
이환주(58) 전북 남원시장은 유통대기업 이마트와 손잡고 지역브랜드 ‘남원추어탕’을 전국에 유통시키면서 브랜드를 활용한 지역경제를 살린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남원시 제공

“직원 간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아이디어 제안이 시정발전에 큰 힘이 됐습니다.” 이환주(58) 전북 남원시장은 “재정자립도 최하위라는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해 시청 내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예산동아리 ‘온새미로’에 참여한 공직자들의 노력으로 지역브랜드 ‘남원추어탕’을 전국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농가소득 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남원은 인구 8만5,000명의 도농복합도시로 자체 세입으로는 공무원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 중 한 곳이다. 이 시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 방안 중 하나로 지역브랜드를 활용한 재정 확보를 꼽았다. 이 시장은 직원들로 구성한 순수 예산동아리 ‘온새미로’가 내놓은 첫 아이템인 남원추어탕 브랜드를 만들어 자치단체 최초로 로열티 시대를 열었다.

남원시는 2014년 12월 유통대기업인 이마트와 협약을 맺고 남원추어탕을 개발했다. 남원시는 브랜드와 농산물 원료를 제공하고, 이마트는 상품 개발과 판매를 맡았다. 이마트는 판매금액의 3%를 남원시 발전기금으로 지급했고 추어탕에 들어가는 미꾸라지와 시래기는 남원산만 사용했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그간 중국산을 사용하던 미꾸리 치어는 대량 생산에 성공한 남원산 미꾸리로 대체했고 이로 인해 외화 절감과 관내 양식농가 소득 증대 효과를 냈다. 귀농ㆍ귀촌 인구는 2010년 70명에서 2013년 736명, 2016년 1,084명으로 대폭 늘었다. 관광객은 추어체험을 연계하자 2011년 439만명에서 2017년 500만명으로 증가했다.

사업 초기 브랜드를 알리고 함께할 기업을 찾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기업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뜻을 함께할 업체를 만나지 못했고 높은 벽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뚝심을 발휘해 업체의 문이 열릴 때까지 기업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다시 찾기를 반복해 이마트를 사업 파트너로 이끌어 냈다. 이 시장은 “어려운 재정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공직자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라며 “남원추어탕은 지역 특산물과 브랜드를 활용해 기술ㆍ유통망을 갖춘 대기업과 협업으로 지역경제를 살린 모범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농산물 공동브랜드 춘향애(愛)인은 이 시장의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2013년 개발한 춘향애인은 매년 700억~8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시장은 “남원 농산물이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면서 50여개 브랜드가 난립하는 바람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 시급했다”며 “농민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농협과 협력으로 남원 농산물 대표브랜드인 춘향애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을 비롯해 수려한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기반 확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문화관광은 이 시장이 민선 6기 내내 최우선 과제로 삼은 정책이다. 관광산업화를 통해 관광도시의 명성을 이어 가고 경제기반을 확대하는 데 역점을 뒀다.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류인구가 정주인구의 100배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이 시장의 평소 지론이었고 이에 대한 해답을 관광에서 찾았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남원에서 잠을 자면서 하루 이틀쯤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관광 정책을 만들어 내는 데 몰두했다”며 “지금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숙박부문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남원예촌을 비롯해 남원의 명당에 자리 잡은 소리체험관, 문화품격을 한 단계 높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예가람길, 백두대간생태전시체험관, 허브복합토피아관, 국악의 성지 등을 묶어 다시 찾고 싶은 관광남원을 조성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역점을 두고 추진한 문화도시 사업도 완성단계에 있다. 5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했으며 내년 문화도시 지정을 앞두고 있다.

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친환경 화장품산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리산권역에 자리한 남원지역은 1,500여종에 달하는 식물자원이 분포돼 있다. 이를 기반으로 화장품 소재 원료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 중이다. 이 시장은 “화장품산업 육성 3단계 발전 로드맵을 세웠다”며 “제조시설, 연구지원센터, 생산시설을 국비 지원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설치해 전국 유일의 화장품산업 전초기지 자치단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내세운 올해 시정 목표는 ‘다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한 남원’이다. 이 시장은 “남원은 품격 높은 문화유산, 수려한 자연경관, 품질 좋은 농산물, 따뜻한 인정과 올곧은 선비정신을 갖고 있는 고장이다”며 “새로운 사업을 적극 발굴해 시정에 동력을 불어넣어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남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원=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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