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 만의 북 대표단 남측 방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북한 예술단 공연에 앞서 사전점검을 위해 21일 방남했다. 북한 대표단이 남측을 방문하는 것은 3년 3개월 만이다.
현 단장 등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이날 오전 8시 57분 경의선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5분 뒤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CIQ에서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지원을 위한 정부합동지원단의 이상민 국장과 15일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시 현 단장을 만났던 한종욱 통일부 과장,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이 이들을 맞았다.
점검단은 오전 9시 17분 출입경 절차를 완료하고, 차량을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오전 10시 20분쯤 서울역에 도착한 현 단장 일행은 KTX를 이용해 강릉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는 공연장으로 거론되는 강릉아트센터를 둘러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 단장 일행은 강릉에서 하룻밤을 묵고 22일 서울로 돌아와 정부가 미리 추려둔 공연장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은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화려한 털목도리를 두른 채 모습을 드러냈다. 현 단장은 서울역에서 만난 취재진이 방남 소감을 물었지만 대답 없이 강릉행 KTX에 몸을 실었다.
현 단장 일행은 1박 2일 일정으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장을 둘러보며 무대 상태 및 필요 설비, 객석 규모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강릉에서는 강릉아트센터가 공연장으로 유력하고, 서울에서는 고척스카이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체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공연 프로그램 구성 등을 두고 실무협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예술단 방남 날짜를 논의할 수도 있다.
현 단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자 북한이 국보로 내세우는 모란봉악단 단장이다. 이번 방남 시에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라는 직책을 사용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북한이 남측에 보내기로 한 140여명 규모 예술단으로, 과거 북한 매체에 등장한 적이 없어 올림픽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 단장 일행은 1박 2일 일정을 마치면 다시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귀환한다.
앞서 북측은 현 단장 일행의 방남을 19일 오전 통보했다 같은 날 밤 돌연 취소했다. 하지만 20일 오후 다시 방남 사실을 통보하고 이날 오전 남측에 왔다. 북측 관계자의 방남은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온 뒤 3년 3개월 만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