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어 2년 연속 낙관 전망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낮춰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에 이어 한은도 2년 연속 3% 성장을 낙관한 것이다. 한은은 다만 성장률과 함께 통화정책의 양대 변수라 할 수 있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올해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매우 완만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은은 18일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2.9%)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은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증가세 확대를 근거로 내놨다. 선진국에 더해 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연한데다가 민간소비 역시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적 요인과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 등 심리적 요인이 맞물리며 증가할 것이란 게 한은 설명이다. 한은은 그러나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더딘 고용시장 개선 등은 민간소비 증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시장 활황으로 호조를 보였던 설비투자도 정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0%로 제시한 바 있다. 이들 기관의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2년 연속 3% 성장을 달성하게 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리스크) 정도를 제외하면 올해 하방 압박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통화 당국인 한국은행이 경제 회복을 낙관하며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상(연 1.25%→1.50%) 단행으로 현실화된 긴축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며 추가 금리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1.9%)보다 0.2%포인트 낮은 1.7%로 제시했다. 이주열 총재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 축소, 도시가스요금 인하 등으로 물가 오름세가 둔화된 상황”이라며 “당분간 물가 상승률은 1%대 초중반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시기는 하반기나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고 성장세가 확연히 뚜렷해진 것도 아니어서 당장 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 임기가 오는 3월 말로 끝나는 점, 6월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도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이날 열린 올해 첫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선 만장일치(7명)로 현행 기준금리(1.50%)를 동결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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