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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위기 조성 끝난 9일의 남북 고위급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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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위기 조성 끝난 9일의 남북 고위급 회담

입력
2018.01.05 19:3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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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로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우리 측 제안을 수락한다는 전통문을 보내왔다. 앞서 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회담을 통해 연례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ㆍ독수리연습을 연기하기로 했다. 정치적 이유로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ㆍ중단한 것은 1992년 노태우 정부가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한 경우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남북 회담 역시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참가 논의를 마지막으로 3년 만이다.

이로써 남북회담 분위기 조성이 일단락됐다. 미국과의 조율, 군사훈련 연기 등에 덧붙여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리 측이 제안한 의제와 일정, 회담 수준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한반도 위기 진정 효과만으로도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이런 남북 화해 분위기를 국제적 관심사인 북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의 단초로 삼을 수 있느냐이다. 넘어야 할 장벽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핵무력 완성’을 전제로 대화를 바라는 북한과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삼는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 북한이 핵실험은 물론이고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아직 하지 않은 마당에 유엔이 결의한 대북 제재를 쉽게 거둘 수는 없다. 설사 비핵화 대화를 재개하더라도 기존 6자회담으로 갈지, 남북미중 4자 회담이 효과적일지, 곧바로 북미 회담으로 이어 가야 할지도 오리무중이다.

9일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확정하고도 후속 대화로 이어갈 수 있는지가 시금석이다.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이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를 비롯한 남북 간 주요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제의했으며 (북한이) 거기에 호응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은 성사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2월 중순 설날에 일부라도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할 수 도 있다. 고위급 군사회담으로 이어 가 남북 군사 충돌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해 보인다.

이로 보아 궁극의 의제인 북핵ㆍ미사일 문제로 대화를 확대해 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럴수록 국제사회의 분위기, 북미 간 대화의 적절한 시기나 절차에 대한 미국의 의중을 차분히 짚어 가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와 같은 엉뚱한 도발로 현재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아야 한다.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 모두가 모처럼의 대화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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