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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과 적극 소통하며 남북대화 판을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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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과 적극 소통하며 남북대화 판을 짜야

입력
2018.01.04 19:3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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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4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이틀째 가동하면서 본격적 탐색에 들어갔다. 북측이 오전 9시30분에 먼저 전화를 걸었지만 기대했던 남북회담 관련 대화는 없었다. 남측 연락관이 "(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알려 줄 내용이 있느냐"고 묻자 북측 연락관이 "알려 줄 내용이 있으면 통보하겠다"고 답한 뒤 통화를 마쳤다고 한다.

남북 신경전의 시작으로 사실상 협상 국면에 진입한 셈이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당장 회담의 격이나 형식에 서로가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우리 측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넘어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폭넓은 논의까지 도달하기를 기대하면서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안해 놓았다. 반면 북측은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의제를 한정하는 듯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실무회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과거에도 회담의 격이나 의제를 문제삼아 회담을 틀어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남북이 회담장에 들어서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저의를 의심하는 국내외의 경계와 견제도 남북대화 국면을 위협하는 요소다. 특히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은 남북대화를 우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동이 최대 난관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신상태까지 언급하면서 남북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관계 개선은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미국 조야의 경계와 우려는 대체로 ‘남북대화를 이용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의 탈출구를 찾으려는 북한의 전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협조 없는 남북관계 개선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미국의 불신과 지적을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 남북대화 배경을 전달한 것은 적절했다. 나아가 미국의 과도한 우려도 적극적 설명으로 풀어 줄 필요가 있다. 남북대화 국면이 북미대화로 이어져 북핵 해결의 우회로가 된다면 미국 입장에서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포함한 모든 게 불투명한 만큼 회담을 책임진 통일부는 모처럼의 남북대화 기회를 허비하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섣부른 기대는 접어 두고 북한의 노림수와 미국의 우려까지 감안해 돌다리도 두들겨 가며 건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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