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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한일 관계, 양국 정치 리더십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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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한일 관계, 양국 정치 리더십이 중요하다

입력
2017.12.29 19: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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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의 위안부 합의 검증 결과 발표 후 한일 관계가 중대 기로에 섰다. 검증 결과가 합의의 정당성을 비판하는 부정적 내용일 것에 대비해 “성실한 합의 준수”를 되풀이해 온 일본은 아니나다를까 “합의 준수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재천명했다. 검증 결과 발표 직후 “한국 정부가 합의를 변경하려 한다면 한일 관계가 관리 불가능하게 된다”는 일본 외무장관의 말대로 일본 내에서는 주한 일본대사 귀국 조치가 불가피하다느니, 아베 신조 총리의 평창 올림픽 참가는 어렵다느니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외교 협상을 통한 국가 간 약속이라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다.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가 지적했듯 일본이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를 갖추려고 노력했던 점이나 총리가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거듭 표시한 것도 무시하기 어렵다. 위안부 피해자와 소통이 부족했던 건 분명해 보이나 상처 치유를 위해 일본 정부 예산으로 출연한 10억엔을 본인과 유족을 포함해 생존ㆍ사망 피해자의 40% 이상이 수령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F 보고서에서 밝힌 것처럼 애초의 사죄를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우리가 제시한 ‘불가역성’이라는 표현이 해결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뒤바뀐 대목이나 소녀상 문제 해결, 성 노예 표현 자제 등을 담은 비공개 합의는 우리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최근 한국일보가 국회의장실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는 응답이 57.2%, ‘잘 했다’가 32.6%였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소녀상은 지금대로 두는 게 좋다는 응답은 70%를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입장문을 통해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한 것도 이런 국민 감정을 대변한 것이다.

그러나 한일 관계가 엄중한 국면을 맞았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한일 관계 악화는북핵ㆍ미사일 대처에서 한미일 공조가 흐트러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역사 문제 해결과는 별도로 한일간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해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관계가 더 이상 과거사 문제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이런 판단에 일본도 호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람직한 양국 관계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양국 지도자가 국민 감정에만 기댈 게 아니라 국민 설득에도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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