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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해진 빈부격차, 더 팍팍해진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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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해진 빈부격차, 더 팍팍해진 살림살이

입력
2017.12.21 12: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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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이 소득보다 더 빠르게 늘어

가구당 빚 처음으로 7000만원 넘어

소득분배지표 악화… 노인 45%가 빈곤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빠르기가 자산ㆍ소득 증가 속도를 압도하며, 가구당 부채가 처음으로 7,000만원을 돌파했다. 가계의 금융부채 부담은 한 가구가 1년 3개월간 한 푼도 안 쓰고 돈을 모아 갚아야 할 정도로 커졌다. 지니계수 등 소득분배지표도 모조리 나빠져, 빈부격차는 더 심해졌다.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21일 전국 2만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발표했다. 올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준 가구당 평균자산은 3억8,164만원, 평균부채는 7,022만원,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3억1,142만원이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가구당 부채가 7,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구당 부채는 1년 전(6,719만원)보다 4.5% 증가해, 순자산 증가율(4.1%)과 가처분 소득 증가율(2.4%)보다 앞섰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5,010만원이었다. 가처분 소득(세금과 이자비용 등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평균 4,118만원으로, 증가율이 2.4%에 불과했다. 1년 사이 오른 물가를 제한다면, 가정 살림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고 있지만, 실제 그 효과가 가계에까지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의 재무건전성도 더 나빠졌다. 가처분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 117.4%에서 올해 121.4%로 4.0%포인트 증가했다. 1년에 버는 돈을 다 모아도 은행 등에 진 빚을 다 갚을 수 없다는 얘기다.

3개 소득분배지표도 모두 악화했다. 지난해 기준 지니계수(균등화 가처분 소득 기준)는 0.357로, 2015년에 비해 0.003 증가했다.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지니계수가 0.424로, 근로연령층(18~65세)보다 더 높았다. 노년층의 빈부격차가 더 크다는 뜻이다.

소득 5분위배율(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것) 역시 7.06배로, 1년전보다 0.05배포인트 증가했다.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인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7.9%로, 1년 전 (17.8%)보다 높아졌다. 특히 노인(66세 이상)은 거의 절반(상대적 빈곤율 45.1%)이 빈곤층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진 것은 저소득층이 근로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적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임시일용직이 감소하고 기초연금 도입(2014년 7월) 도입의 효과가 줄면서 소득분배지표가 더 나빠졌다”고 풀이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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