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 한 마리가 얼음이 녹아버린 섬에서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장면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올 여름 캐나다 배핀섬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지난 6일(현지시간) 사진작가 폴 니클랜(Paul Nicklen)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처음 올라왔다. 니클랜은 “흐르는 눈물을 참으며 죽어가는 북극곰을 기록했다”며 “북극곰은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 북극곰은 사방이 돌로 뒤덮인 벌판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을 뗐다. 북극곰은 깡마른 몸으로 근처에 있던 쓰레기통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먹을 만한 음식이 없자 입가에 하얀 침만 가득 묻힌 채 멍한 눈으로 다시 땅에 누웠다. 물개 등을 사냥해 먹고 사는 북극곰들은 최근 지구 온난화로 해빙 면적이 작아지면서 사냥이 어려워졌고,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니클랜은 지난 7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북극곰이 헛되이 죽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 장면을 촬영했다”며 “과학자들은 북극곰들이 멸종될 것이라고 말하는 데 북극곰들은 이런 식으로 굶어 죽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굶주린 북극곰의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은 유튜브 등 SNS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북극곰은 오랫동안 기후변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얼음이 녹아 먹이사냥이 어려워지면서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놓였다는 진단이 꾸준히 나왔다. 지난 2002년 세계야생기금(WWF)는 보고서를 내고 “기후 변화로 인해 결국 북극곰이 위기를 맞거나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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