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이 18일 목포신항에서 합동 영결식을 거행했다. 세월호가 물에 잠긴 지 1,313일 만이다. 단원고 양승진 교사와 남현철ㆍ박영인 학생, 일반 승객인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의 유해는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남은 것은 온전한 진실 규명이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유해만이라도 찾길 바라는 심정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겠다”며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더 나은 앞날을 위해서다. 세월호 같은 참사가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당부와 한 점 의혹 없는 진실 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그 바람은 이들이 아픔과 절망을 딛고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희망의 끈일 것이다.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미수습자를 포함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의 요구를 하나로 모은 응축체다. 더블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은 지난해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된 뒤 기한(330일)을 채워 24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일각에서는 진상조사가 끝났고, 관련자들이 처벌됐으며, 유족들 보상도 이뤄졌으니 재조사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사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으니 이제 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편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 너무 많다. 세월호 침몰 원인과 정부의 구조 실패 이유에 관해서도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지난달 청와대 전산 파일에서 발견된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상황 일지 조작 자료만해도 ‘박근혜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세월호 진상을 은폐했음을 뒷받침한다. 세월호 특별법과 특조위 무력화와 세월호 인양 지연 과정 등도 명쾌하지 않다. 2기 특조위가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내는 것만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한국당은 미수습자 합동영결식 논평에서 “더 이상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진상 규명 요구에 세금 운운하며 반대했던 지난 과거에 대해 조금이라도 부끄러운 마음이 있다면 특별법 통과에 협력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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