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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견’ 뇌관은 안 건드린 트럼프ㆍ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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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견’ 뇌관은 안 건드린 트럼프ㆍ시진핑

입력
2017.11.09 22:3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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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원칙 재확인

무역불균형 해소 위해 소통 강화

시진핑, 279조원 경협 선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9일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차 확인하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무역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규모 경제협력을 체결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선에서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대북 독자제재 등 북핵 이슈를 둘러싼 민감한 현안은 합의 대상에서 빠져 알맹이 없는 만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을 연이어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공동 언론발표문을 내놓았다. 양국 정상은 최대 현안인 북핵ㆍ무역 문제와 관련해 이견을 부각시키지 않으며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시 주석은 “중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견지하는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양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소통과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실현 약속을 논의하면서 안보리 대북 결의를 전면 이행하고 과거의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기로 했다”며 “북한이 위험한 행동을 포기하도록 견제와 압박을 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가 대북 대응 노력에 참여하고 금융분야에서 대북 관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회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을 요구했을 것이란 미 언론의 보도가 나왔고, 시 주석도 독자제재 반대와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해법을 언급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 문제를 놓고 두 정상 간 의견 불일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대북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행동에 대해선 “우리가 앞으로 많은 시간을 들일 문제”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 제재, 관련 계좌의 동결 등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미중 갈등현안인 무역 불균형 문제를 두고도 소통ㆍ협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선 미중 간 무역이 한쪽으로 치우쳐 불공정하지만 중국을 탓하진 않겠다. 장사를 잘해서 이익을 본다고 탓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전 정부의 잘못”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 돌렸다. 그는 이어 2,500억달러(약 279조원) 규모의 경제협력 체결을 거론하며 “우리가 방금 체결한 협정은 미국에 거대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미 간 경제ㆍ무역 협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양국의 무역 갈등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중국 내 해외 기업들을 위해 보다 개방적인 사업 환경을 마련하겠다. 중국은 더욱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질서가 잡힌 시장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군사ㆍ사법ㆍ사이버안보ㆍ마약 퇴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상호 문제뿐 아니라 세계의 문제, 거대한 안보 위험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미관계가 역사적으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협력에 집중하고 이견은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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