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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대응 원론 확인에 그친 미중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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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대응 원론 확인에 그친 미중 정상회담

입력
2017.11.09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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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에서의 회담 이후 두 번째다. 예상대로 양국의 관심은 북핵문제와 무역불균형에 집중됐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철저 이행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원론적인 표명 외에 주목할 만한 새로운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시 주석은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야 한다”며 기존의 대화론에 무게를 둔 입장을 되풀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며 제재에 방점을 뒀다. 북핵 접근에서 여전히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낸 대목이다.

양국 정상회담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중국이 대북제재에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냐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앞서 한국ㆍ일본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한의 대북 압박에 합의하면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일에서의 합의를 토대로 중국에 ‘보다 강한 역할’을 주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이유다. 뉴욕타임스도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석유공급을 일시 중단하고, 중국 내 북한 계좌 폐쇄 및 북한 노동자 전원 추방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그동안 주장해 왔던 ‘쌍중단’(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상 병행)을 언급하지 않아 북핵 문제는 당분간 수면 아래에서 해법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의 방중을 앞두고 잠복했던 미국의 대중 제재도 북핵 국면의 전개 여하에 따라 다시 급박하게 돌아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도 북한체제의 비도덕성을 재차 거론했다. 앞서 우리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등에 대해 날을 세웠던 그는 “북한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며 북한의 정치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한 체제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혐오감을 드러낸 그의 발언은 미국의 북핵 해법에도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시사한다. 비핵화를 추구하면서도 김정은 체제의 붕괴는 바라지 않는다는 미국의 대북 제재 범위가 보다 포괄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미중회담에서 북핵 해법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곧 있을 한중 정상회담에도 부담이다. 제재ㆍ압박 기조 속에 대화를 모색하겠다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중 정상의 미묘한 입장 차까지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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