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륙의 중심에 있는 초거대 사암덩어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하나인 울루루(Uluru)를 2019년부터 오를 수 없게 된다.
호주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 이사회는 1일 회의에서 2019년 10월 26일부터 에어즈록(Ayers Rock)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울루루를 등반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울루루는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지니 공동체의 성지 중 하나로, 현재도 호주 당국은 가능하면 울루루를 등반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이사회는 관광업계의 입장을 고려해 약 2년간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금지가 시작되는 10월 26일은 울루루 소유권 반환 기념일이다. 1985년 당시 호주 정부는 국가 소유로 일방 선언한 바 있던 울루루의 소유권을 애버리지니 공동체에 반환했다. 등반 금지 조치는 반환 34주년 기념으로 개시하게 되는 셈이다.
울루루 소유자인 애버리지니 아난구공동체의 지도자 새미 윌슨 이사장은 “이 곳은 성스러운 장소”라며 등반 금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수년간 아난구 공동체는 마치 누군가가 머리에 총을 겨누고 울루루를 개방하도록 협박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존 오설리번 호주정부관광청장은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국내외 관광객들도 애버리지니 공동체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울루루에 등반을 금지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은 수십년간 이어져 왔다. 2009년 국립공원이 등반을 즉각 금지하자는 제안을 내놨지만, 관광객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정부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방문객에게 울루루의 의미를 설명하는 애버리지니 공동체와 공원 운영진의 노력으로 방문객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등산객 감소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안전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쇠줄과 철제 난간 등이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거대한 바위덩어리이기에 지나치게 험준하고 온도도 자주 올라 등반이 쉽지 않다. 1958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안전사고로 총 36명이 숨졌다.
높이 348m인 울루루는 흔히 세계 최대 단일 바위로 알려져 있지만 호주 측에 따르면 실제 최대 바위는 호주 서부에 있는 마운트 오거스터스로, 크기가 울루루의 약 2배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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