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미식가 평가 받는 것 부담…평가 신경안쓰고 훌륭한 음식 낼 것"
19년간 미슐랭 별3개 등급 프랑스 셰프 세바스티앙 브라, 미슐랭 가이드 평가 거부
세계 최고 권위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 평가등급인 별 3개를 받아온 프랑스 유명 셰프 세바스티앙 브라(45)가 평가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름만 올려도 셰프의 명성이 크게 올라가는 미슐랭 가이드에 19년간 별 3개를 받아온 그의 갑작스런 평가 거부에 미슐랭측도 당황한 눈치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는 매년 두세 차례 불시 점검으로 모든 판매 음식을 평가하는 미슐랭의 평가 체계가 부담스럽다며 내년부터 자신의 레스토랑을 평가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브라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999년 레스토랑이 미슐랭 평가에서 별 3개를 얻은 뒤 말 못할 압박에 시달려 왔다”며 “‘평가의 세계’에서 벗어나 요리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가에서 제외되면 덜 유명해지겠지만 받아들일 것”이라며 “내 창작품(음식)이 평가단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지 신경 쓰지 않고 훌륭한 음식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브라는 특히 2003년 미슐랭 평가 강등을 우려해 자살한 걸로 알려진 프랑스 요리사 베르나르 르와조를 때때로 떠올린다고 덧붙였다. 미슐랭 평가에서 최고평가를 받은 프랑스 요리사 27명 가운데 한 명인 브라가 라귀올 지역에서 운영하는 ‘르쉬케’(Le Suquet) 레스토랑은 미슐랭 평가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레스토랑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미슐랭 측은 폐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등 큰 변화 없이 레스토랑은 유지한 채 미슐랭 평가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요리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클레어 도랑 클로젤 미슐랭 집행위원회 위원은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방적 요구로 미슐랭 평가에서 자동 제외되는 것은 아니며 합당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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