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45)이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ㆍ미국)에 역전 우승을 거둔 것이 ‘골프 역사상 최고의 반전’ 3위로 꼽혔다.
PGA는 21일(한국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최고 반열에 오른 선수들에게조차 골프는 매우 예측 불가능한 종목일 수 있다”며 ‘골프 역사상 최대 반전 9선’을 소개했다.
2009년 당시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는 3라운드까지 2타차 단독 선두인 상황에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그 전까지 메이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당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기에, 우즈의 우승은 예약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양용은은 마지막 날 우즈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역전 우승을 거뒀다.
최종 라운드에서 양용은은 14번 홀(파4) 칩인 이글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210야드짜리 어프로치샷을 홀 컵 10피트에 바짝 붙인 뒤 버디에 성공했다. 아시아 남자 골퍼 최초 메이저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골프 팬 필립 그린은 PGA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 경기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소감을 남겼다.
2006년 유럽투어 대회에서도 우즈를 제치고 우승한 바 있는 양용은은 당시 우승으로 ‘호랑이 사냥꾼’이라는 명성을 굳혔다.
역대 최고 반전 승부 1위는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3년 US오픈에서 스포츠용품점에서 일하던 20살의 아마추어 프랜시스 위멧이 연장전에서 당대 최고 선수였던 해리 바든과 테드 레이를 꺾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 사건이다. 위멧의 드라마 같은 승리는 ‘내 생애 최고의 경기(2005)’라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1987년 마스터스에서 무명에 가까운 래리 마이즈(미국)가 그레그 노먼(호주)을 상대로 연장전 칩샷 성공으로 우승했던 것이 최고 반전 2위로 꼽혔다 1996년 마스터스에서 그레그 노먼을 꺾은 닉 팔도(잉글랜드), 1986년 마스터스에서 46세의 나이에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미국) 등도 골프사에 반전 승부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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