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차례 상담 불구 사고 못막아
유족과 학부모 피켓 시위 벌여
전북 전주의 한 여중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투신해 숨진 것과 관련해 유족과 학부모들이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유족 등 시위 참가자들은 이날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여중생이 숨진 전주 한 중학교 앞에 모여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이를 도와달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학교의 학생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학교는 숨진 학생과 30차례가 넘는 상담을 했지만, 아이가 학교폭력으로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알지 못했다”며 “학교폭력 가해자는 물론이고 학교도 아이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가한 유족은 이날 딸의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인한 욕설 메시지 등을 공개하고 가해 학생들에게 무거운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숨진 여중생 부모는 “착하고 바르게 자란 딸이었는데 몇몇 학생의 폭행과 폭언, 괴롭힘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갔다”며 “다시는 우리 딸과 같은 일을 당하는 학생이 없도록 가해 학생들이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해당 학교에 다녔던 A양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59분쯤 인근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했고, 머리를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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