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 개발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충북 오송신도시가 손꼽힌다. 오송은 보건의료 산업 한 분야를 특화해 경쟁력을 높인 것이 성공 비결이다.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케이스다.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관련 공공기관들이 한꺼번에 이전하고, 연구소ㆍ기업이 속속 몰려들면서 오송은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오송을 생명과학단지로 개발하는 안이 수립된 것은 1997년. 정부와 충북도는 허허벌판이던 충북 청주시 오송읍(당시 청원군 강외면)일원 463만㎡를 국가 생명과학단지로 지정, 개발에 나섰다. 착공 5년만인 2008년 조성을 완료한 이 단지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이 입주했다. 아울러 제약사, 기능성식품업체 등 관련 기업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신약과 첨단의료기기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국내 굴지의 연구소와 첨단 기업들이 전국에서 물밀 듯 밀려들고 있다. 입주 문의가 쇄도하자 충북도는 2014년부터 기존 단지 인근에 330만㎡규모의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그 사이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인 KTX오송역이 개통하고 곁에 있는 청주국제공항과 세종시가 활성화하면서 오송은 개발의 날개를 달았다.
지난 7월말 현재 오송으로 이전했거나 용지를 분양받아 입주를 추진중인 바이오 연구기관은 38개, 기업체는 176개나 된다. LG화학, SK바이오랜드, CJ헬스케어, 코오롱생명과학, 녹십자, 유한양행 등 유명 의약업체들이 모두 오송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 기업은 각자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공공기관과 연구소ㆍ기업이 몰리면서 도시는 절로 활기를 띠고 있다. 아파트는 분양하는 대로 동이 났고 도서관, 호텔 등 각종 편의시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현재 오송단지 인구는 2만 2,000여명으로 애초 생명과학단지 조성 당시 잡았던 계획(1만 4,200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충북도는 나아가 오송신도시를 세계적 바이오단지로 육성하는 ‘오송바이오밸리’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기존 오송생명과학단지에 현재 조성중인 2단지, 오송역세권을 한 데 묶어 연구개발과 산업, 교육, 의료관광을 결합한 바이오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도는 총 7조 2,900억원을 투입, 바이오 연구기관·기업체 500개 이상을 유치해 세계 3대 바이오클러스터로 키울 예정이다.
정인성 충북도 바이오환경국장은 “바이오산업 특화를 위해 공공기관과 연구소, 민간기업이 한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오송은 첨단산업 거점이자 신도시로 조기에 활성화할 수 있었다”며 “오송 바이오밸리를 세계적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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