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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내 국내산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살충제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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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내 국내산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드러난 ‘살충제 계란’

입력
2017.08.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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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15일 0시를 기해 전국의 3,000마리 이상 규모의 양계농가에서 생산된 계란 출하를 중단시키고,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등에서도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판매를 중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남양주시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경기 광주시의 6만 마리 규모의 또 다른 산란계 농가의 닭 진드기에서는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피프로닐은 개ㆍ고양이의 벼룩ㆍ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남양주 농장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당 0.0363㎎으로, 국제 기준치(㎏당 0.02㎎)를 초과했다.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하면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비펜트린은 진드기 퇴치용 농약으로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살충제는 통상 닭과 계란을 빼낸 우리 안에 살포해야지만, 밀집 사육 양계장들이 관행적으로 닭이 있는 우리 안에 살충제를 직접 살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피프로닐이 피부 등을 통해 닭의 체내로 흡수되면서 계란에서까지 검출된 셈이다.

당국의 관리체계 허점이 무엇보다 뼈아프다. 남양주 농가 주인은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 피프로닐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농가가 대부분 살충제에 대한 기초교육조차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양계 농가에서 뿌리는 농약이 계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3년 동안 계란 잔류 농약 검사를 단 한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피프로닐이 이미 다수 산란계 농장에서 암암리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0일 벨기에에서 피프로닐 검출 계란이 처음 발견된 이후 유럽 17개국과 홍콩 등에서 살충제 계란 공포가 번지고 있다. 계란은 빵이나 과자 등을 만들 때도 필수 재료이기 때문에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으로 생산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다시 밀어닥친 ‘살충제 계란’ 파문이 농가에 커다란 타격을 안길 것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먹거리 안전 문제는 한치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 하루빨리 전수검사와 유통경로 추적 등을 마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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