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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총량규제 탄력 운용 필요… 대출 만기도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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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총량규제 탄력 운용 필요… 대출 만기도 늘려야”

입력
2017.08.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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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총량규제, 경기하강시 침체 가속화 요인

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 확대, 가계 여유자금 부족 부작용 초래

만기 늘리는 제2안심전환대출 도입 고려할 필요

부채>자산 한계가구 상환능력에 따라 처방전 달라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와 여당이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총량규제와 관련, 이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의 만기를 더욱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안정센터 선임연구위원 등은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위한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 발표를 앞두고 나온 조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까지 정부 내외부에서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제들이 논의돼 왔는데 이 과제들을 실제 추진함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나 반작용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우선 우리나라 가계 전체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정부는 2016년 말 기준 168%에 달하는 이 비율을 낮추기 위해 신용공급 규제를 통해 부채의 증가 속도를 낮춤과 동시에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부채 총량 관리 목표를 설정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조절 기능을 수행하는 신용정책, 즉 대출규제는 경기에 역행하는 특성을 지녀 총량 규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하강기에 가처분소득 증가가 크게 둔화되면 신용공급을 늘려 총수요를 촉진시켜야 하는데 이 비율을 특정 수준(총량)에 묶어두기 위해서는 경기하강기에 소득증가가 둔화되는 만큼 신용총액 증가도 둔화시켜야 해 경기 침체가 심화된다”고 진단했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채 비율의 관리 목표를 일정한 구간으로 정해 경기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시했다. 예컨대 정부와 여당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 150% 선을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닌 150~160% 구간으로 정해 경기상황에 따라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총량 규제 목표 비율을 달성하기 위한 기한을 가급적 길게 잡고 가계소득 증대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급격히 가계신용을 줄일 경우 경기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2011년부터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고정금리ㆍ분할상환 대출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상당한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2010년 각각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각각 45.1%와 43.0%로 급증했다. 과도한 대출수요와 금리변동 위험을 줄여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내는’ 대출 구조가 확대된 것이다.

부채원금의 분할상환은 가계부채 구조의 안정성 측면에서 필요한 방향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대출 초기부터 나눠내다 보니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중(DSR)이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 실제 2012년 1분기 22.3%에 불과했던 부채보유가구의 DSR는 2016년 1분기 33.4%로 높아졌다. 가계가 소비에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그만큼 부족해졌다는 얘기다. 김 연구위원은 “소비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은 부채의 평균만기를 더 늘리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채의 만기 연장이 ▦차주의 부도율 저하 ▦소비충격 완화 ▦금융기관의 현금흐름 위기 축소 등의 측면에서 금리인하나 대출 갈아타기(차환대출)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이다. 다만 가계부채의 만기를 장기구조로 바꾸려면 금융기관의 부담이 커지는데, 안심전환대출 재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2015년 정부는 이자만 상환 중이던 비거치식ㆍ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ㆍ분할상환으로 전환을 위해 안심전환대출을 한시적으로 도입했었다. 이를 만기가 10년 이내로 짧은 원금분할상환 대출을 장기로 전환하는 용도로 재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김 연구위원은 소득으로 부채의 원리금분할상환이 어렵고,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의 완전상환도 어려운 한계가구가 향후 거시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변수여서 이들에 대한 부채 해소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총액 대비 부채총액 비율(DTA)이 100% 이상인 한계가구 수는 총 61만 가구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 총액만도 53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부채의 절반도 갚지 못하는 DTA 200% 이상인 가구는 20만 가구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만도 16조원에 이른다.

한계가구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환 능력에 따라 금융지원과 복지지원으로 처방을 달리하는 이원적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DTA가 100% 근처이거나 약간 넘는 가구의 경우,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궁극적으로 부채의 상환이 가능해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 금융지원을 통한 채무조정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김 연구위원은 밝혔다. 반면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빚을 절반도 갚지 못하는, 즉 DTA가 200%를 넘는 가구의 경우 잔여재산으로 부채의 극히 일부라도 상환하도록 유도하되 상환이 불가능한 부채는 ‘부실자산 처리→국민행복기금의 부실자산 인수→부채 탕감’ 등 채무탕감과 함께 취업알선, 창업지원 등 복지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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