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범대위 “대학 전재산 기부 채납”
“재정 문제로 강원도 인수 쉽지 않아
일단 정치권ㆍ교육부 논의 지켜보자”
강원 동해시의 유일한 종합대학인 한중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회생을 위해 교수와 학생 등 학교 관계자와 시민들이 강원도가 학교를 인수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재정여건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중대는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데다, 각종 부실운영을 지적 받아 폐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교육부는 10일부터 이틀간 한중대를 방문, 현지 실사를 벌인다. 5월 학교법인 광희학원에 대해 종합감사 지적 사항 미이행 내용을 시정하라고 요구하며 학교 폐쇄를 계고한 데 따른 조치다. 교육부는 이틀간 회생 가능성 등을 살펴본 뒤 폐쇄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부는 2008년 아시아대 이후 일반대 4곳에 대한 폐쇄 명령을 내렸다.
광희학원이 1991년 2년제 동해전문대로 개교한 한중대는 1999년 4년제로 승격한 데 이어, 2005년 교명을 동해대에서 한중대로 변경했다. 횡령과 임금체불 등 각종 구설수가 불러져 퇴출위기에 몰려 있다.
교수와 학생, 동해시 지역사회 인사 등으로 이뤄진 한중대 공립화추진 범시민대책위는 강원도에 강원도립대와의 통합을 포함한 공립화를 요구하고 있다. “밀린 임금을 포기하고 학교 재산을 모두 강원도에 기부채납 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앞서 범대위는 6월 부동산과 동산을 포함한 학교 재산에 대한 감정평가서를 비롯 구조조정 동의서, 법인의 기부채납 동의서, 체불 임금 포기각서 등을 도에 제출했다. 범대위는 “한중대가 지역 보건의료, 물류 항만, 해양수산양식 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동해안권 거점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립형 공립화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신중한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의 재정여건이다. 한중대가 정상화되려면 최소 3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강원도는 여력이 없다. 내년도 강원도의 살림은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 관리 등 지출요소가 있어 빠듯할 전망이다.
강원도 입장에선 강원도립대가 지난해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최하위(E) 등급을 받은 가운데 또 하나의 대학을 선뜻 떠 맡기도 부담이다.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대학 두 곳을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최근 학교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지역구 국회의원 등이 교육부를 상대로 논의 중인 한중대 정상화 방안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심도 있는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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