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당화지수’ 높으면 뇌졸중 3.4배, 말초혈관질환 6배
임수ㆍ안창호 서울대 교수팀, 당화혈색소ㆍ공복혈당보다 정확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무섭다.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 동맥경화성 합병증은 치명적이다. 한국인 당뇨병 환자는 혈당 높낮이(변동폭)가 심해 합병증 위험이 더 높지만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이 점에 착안해 한국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편차와 당뇨병 합병증 관련성을 규명한 연구가 나왔다.
안창호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1,248명의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前)단계 환자의 헤모글로빈 당화지수(hemoglobin glycation index)와 심뇌혈관 질환 유병률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2~3개월 간 혈당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검사가 당화혈색소(HbA1cㆍ치료 목표는 6.5% 이하) 검사다. 하지만 당화혈색소 검사는 평균 혈당 수치를 알려줄 뿐 혈당 높낮이를 알 수 없는 게 단점이다. 공복혈당이 아주 높거나 낮은 등 극심한 저혈당과 고혈당인 환자도 당화혈색소 검사만으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복혈당이 높은 환자가 당화혈색소도 높은 게 일반적이지만 당화혈색소가 비슷한 환자도 공복혈당 편차가 클 수 있다.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는 이를 보완해 환자 각자의 공복혈당보다 당화혈색소가 얼마나 높은지를 수치화했다.
임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는 나이, 체중,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및 다른 심뇌혈관질환 위험요소와 관계없이 심뇌혈관질환 유병률이 높았다. 특히 헤모글로빈 당화지수에 따라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눴을 때,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는 가장 낮은 그룹 환자보다 관상동맥질환은 2.3배, 뇌졸중은 3.4배, 말초혈관질환은 6.4배나 높았다.
안 교수는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당화혈색소의 평균 혈당 수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동시에 검사할 필요가 있다”며 “헤모글로빈 당화지수가 높은 환자는 심혈관질환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조기에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를 계산해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임 교수는 “헤모글로빈 당화지수는 공복 혈당이나 당화혈색소 수치보다 더 정확한 합병증 예측지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미국내분비학회 공식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인터넷판에 실리고, 미국당뇨병학회 발간 당뇨병 전문가 보고서의 머리기사로 다뤄졌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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