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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언니들의 코치… 미술이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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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언니들의 코치… 미술이 신나요”

입력
2017.08.0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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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ㆍ서울대 2013년부터

지역 학생들에 예술영재교육

매년 50명 선발 주민 호응 높아

“학원ㆍ과외와 다른 창의적 수업”

강남 인프라도 부럽지 않아요

서울대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참가 학생들이 서울대 협동과정 미술교육전공 조슬기(오른쪽) 연구원의 지도로 헝겊으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대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참가 학생들이 서울대 협동과정 미술교육전공 조슬기(오른쪽) 연구원의 지도로 헝겊으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진한 파란색 천을 빗물에 붙이자.” “아니야, 이건 나중에 먹구름 부분에 붙이자.”

방학을 맞아 조용한 대학 캠퍼스가 아이들 목소리로 왁자지껄했다. 4일 서울대 예술복합연구동 4층 전통회화실은 헝겊을 오려 붙이는 모자이크 작업에 한창인 초등학생들로 가득했다. 3~5명씩 한 조를 이룬 아이들은 빗물 재활용과 물 절약 등 지속 가능성 관련 주제를 토론하고 ‘빗물 재활용 우산’, ‘빗물로 끄는 소방차’ 등 상상 속 아이디어를 못 쓰는 헝겊을 오려 붙인 모자이크로 표현해 냈다.

대학생들이 자리를 비운 고요한 캠퍼스에 활력을 불어 넣은 이들은 관악구 관내 초등학생 4~6학년 17명이다. 관악구와 서울대 미술대학이 협력해 설립ㆍ운영하고 있는 미술 영재교육기관인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심화 과정 수강생들로, 이날 수업은 오전 9시부터 진행된 여름 캠프의 일부다.

2013년 관악구가 서울시교육청 설립 승인을 받아 서울대 미술대학과 협력해 세운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은 매년 50명(기초반 30명, 심화반 15명, 사회적 배려 대상자 5명)을 선발해 5~11월 매주 토요일 무료로 미술 교육을 진행한다. 미술을 좋아하고 재능 있는 학생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미대 교수진이 실시한 실기 시험과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수강생을 선발한다. 프로그램은 이론과 실기 교육, 미술관 현장 체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다. 지난해 신설된 심화반은 기초반 수료 후 수강할 수 있다.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은 서울대 미술교육전공 석사과정 이상 학생들이 강사로 참여해 인문, 사회과학과 역사, 예술 교육 등이 한데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미술 사교육과 차별화돼 관내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여름 캠프에서 만난 아이들은 이른 아침인데도 결석생 하나 없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디자이너가 꿈이라는 김지연(12)양은 “미술 과외를 2년 받았는데 학원이나 과외는 정해진 단계대로 배워야 해서 그런지 소묘만 많이 했다”며 “오늘처럼 창의적인 수업은 학원에서 배우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구이레(12)양은 “기초반은 솔직히 엄마가 시켜서 다녔는데 심화반은 내가 다니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서울 강남권과 비교하면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지만 대학과 협력 사업을 활발히 벌인 덕분에 이 같은 특화된 ‘지식 복지’를 구현할 수 있었다. 구는 2011년 서울대와 관학 협력 협약을 맺고 총 154개 협력 사업을 마쳤거나 추진 중이다.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외에도 서울대 박물관, 도서관을 주민과 공유하며 주민 대상 교양강좌를 열거나 서울대 외국인 학생을 위한 홈스테이를 알선하는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관악구 관계자는 “최근 1~2년 새에는 지원자가 모집 정원의 3배수에 이를 정도로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의 주민 관심도가 높다”며 “소수 엘리트 교육 형식에서 벗어나 특기ㆍ적성을 찾는 차원에서 미술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서울대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참가 학생들이 헝겊으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대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참가 학생들이 헝겊으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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